대구~군위 택시요금 통합에 택시업계는 '글쎄요'… "1년 더 유예해 달라"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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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3  |  수정 2023-07-02 15:52  |  발행일 2023-07-03 제8면
‘시계 외 할증’ 폐지로 업계 수익 감소 주장

대구~군위 직접연결 도로 없어, 민원 발생 우려

업계 1년 유예기간 필요, 대구시 “시민 입장 고려해야”
대구~군위 택시요금 통합에 택시업계는 글쎄요… 1년 더 유예해 달라
경북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으로 '시계 외 할증'이 폐지되면서 택시업계의 불만이 나온다. 사진은 동대구역 앞 택시승강장에 택시가 늘어서 있는 모습. 영남일보DB

경북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으로 택시요금체계가 통합됐다. 하지만, 택시업계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요금체계 통합으로 '할증'이 사라지면서 수익 감소 및 민원 발생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택시업계는 과거 달성군 사례를 들며 1년 간의 유예 기간을 요구하고 있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1일) 군위군과 대구시의 택시요금체계가 일원화됐다. 군위의 대구 편입에 따라 동일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취지에서다. 그동안 군위 택시는 3천300원, 대구 택시는 4천원의 기본요금을 받아왔다. 두 도시 간 적용됐던 할증 요금제도 사라졌다. 그동안 대구에서 택시를 통해 군위에 갈 때, 혹은 그 반대일 경우 30%의 '시계 외 할증' 요금이 적용됐다.

문제는 시계 외 할증이 사라지면서 군위행 손님에 대한 승차 거부 분위기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가스요금이 치솟은 상황에서 할증 요금까지 사라지면 수지타산이 도무지 맞지 않다고 기사들은 항변한다. 손님을 태우고 군위에 들어가더라도 돌아올 때는 공차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할증이 적용됐을 때 동대구역에서 군위군청(약 50㎞)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4만원대 후반의 요금이 나오지만, 할증이 적용되지 않으면 같은 구간에서 3만원대까지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구에서 군위를 갈 때 경북을 반드시 경유해야 한다는 점도 업계의 고민거리다. 현재 대구에서 차량으로 군위를 가려면 3가지 경로가 있다. 중앙고속도로로 가거나 5번과 79번 국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3개 안 모두 경북 칠곡군을 거쳐야 한다.

신형 앱 미터기의 경우 GPS가 자동으로 대구경북을 감지해 할증 여부를 적용하지만, 예전 미터기를 사용하는 택시는 기사가 손님에게 경계지점을 지날 때마다 할증을 고지하고 할증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사와 손님 간 갈등 및 민원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업계에서 예전 방식의 미터기를 사용하는 택시는 20%가량으로 알려졌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할증 요금은 갔다가 공차로 돌아오는 비용까지 충당해주는 개념이다. 가뜩이나 가스요금도 비싼데 할증까지 없어지면 기사들이 군위행 손님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는 이런 혼란을 줄이고자 택시요금체계 통합을 1년 유예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통합 초기 혼란을 피하고, 자연스럽게 정착될 때까지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앞서 1995년 대구에 달성군이 편입될 당시 대구시는 같은 이유로 택시요금체계 통합을 2년간 유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백경열 택시정책팀장은 "과거 달성군 때도 똑같은 문제가 있었지만, 반대로 달성군민이 왜 요금을 차별하느냐고 다수 민원을 넣은 사례가 있다"며 "업계의 작은 불편으로 다수 시민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장기적으로 군위군 내 인구가 늘고, 이용 승객이 늘면 자연스레 해결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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