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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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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아가타 코른하우저 두다 여사와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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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이후 현지시각) 폴란드에서 5박 7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당초 4박 6일 일정으로 리투아니아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및 연쇄 정상회담, 폴란드 공식방문 일정만 계획됐으나, 전시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유럽과 경제·안보 협력은 물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 국내 기업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다.
◆ 리투아니아 릴레이 13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11~12일 총 13개국 정상과 대좌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13개로 가장 많은 양자 회담이 이뤄졌다"면서 "13개국 중 8개국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상회담이었던 만큼 앞으로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국내 정치권의 관심은 단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논의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3가지(△방류 전 과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우리 측과 공유 △방류에 대한 점검 과정에 우리 전문가도 참여 △방사성 물질의 농도 기준치 초과하면 즉각 방류를 중단하고 우리 측에 알릴 것)를 요구했다.
나토와의 협력 강화 방안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정부는 나토와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하고 비확산, 사이버, 신흥기술 등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제도화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나토와 상호 군사 정보 공유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한국의 안보가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속에서 서로 군사기밀을 상시 공유하는 '전장 정보 수립·수집 활용 체계'(BICES·바이시스)에 참여해 한국과 나토 동맹국들과 안보 협력을 강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 대응 목소리도 이끌어 냈다. 지난 12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 한 것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나토 국가들과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 나토동맹국들이 5년 만에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기도 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의 순방일정 중 '명품 쇼핑' 논란은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폴란드와 우크라 재건 통한 경제협력도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후 폴란드를 공식 방문하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전초기지가 될 폴란드와 경제협력을 모색했다. 이번 폴란드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유럽 지역 내 첫 양자 방문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최대 2천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의 불씨를 지피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미 350여 개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중동부 유럽의 중심국이자 물류 허브인 폴란드와 협력을 고도화해 종전 뒤 우크라이나 진출의 주요 교두보를 확보하려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 각서(MOU)' 등 3건의 MOU를 체결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또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과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경제협력 강화에도 방점을 찍었다. 두 정상은 기존 배터리 부품 소재 기업들의 폴란드 진출 외에도 항공·우주, 스마트 공장,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방산,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 포럼을 계기로 한 총 33건의 MOU가 체결되기도 했다.
◆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통해 재건 협력의지 다져
특히 이번 순방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으로 마무리 됐다. 경호와 안전 그리고 방문 필요성 문제를 놓고 고심 끝에 윤 대통령이 순방 기간을 연장하기로 최종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으나 수행원은 최소화됐고, 순방 동행 기자단도 보안을 유지해야했으며 모두 폴란드에 남았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파병지가 아닌 전시 국가를 공식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윤 대통령은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윤 대통령은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 안보 지원 ▲ 인도 지원 ▲ 재건 지원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양국 간 협력 구상을 설명했다. 앞서 폴란드와의 협력까지 더해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의 3각 재건 협력 체계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집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원해 줘서 감사하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이후 안보 분야 3가지, 인도 분야 3가지, 재건 분야 3가지 등 9개 패키지를 마련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지뢰 탐지기를 포함한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호우 피해 상황과 대응상황을 챙길 예정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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