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총장 선임 부결에 학내 여론 '뒤숭숭'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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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0  |  수정 2023-08-09 15:46  |  발행일 2023-08-10 제2면
지난 7일 이사회에서 총장 선임 무산

총장 선임 재공모 조속히 추진 예정

실패 원인으로 지역인물 부재, 이사회 책임론 대두

현 총장 체제 유지돼 신규사업 어려운 등 우려의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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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캠퍼스 전경.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신임 총장 선출에 실패하면서 학내 여론이 뒤숭숭하다. 부결된 이유를 놓고 지역 인사 부재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지난 3월말 임기가 끝난 현 총장의 직무 수행이 다시 연장되는 이례적 상황에서 체제의 한계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적잖다.

DGIST는 제 5대 총장 선임을 위한 재공모를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열린 제5대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에서 후보 3명(김흥남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이재용 유니스트 부총장·박오옥 전 카이스트 부총장) 모두 과반수 이상 득표를 받지 못해 부결된 데 따른 것이다.

DGIST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총장 선임이 이뤄졌던만큼 이번 사태는 당혹스럽다"면서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얼마전 총장 선임이 한차례 부결돼 그 가능성도 염두는 했지만 미미했다. 그만큼 쟁쟁한 후보들이었고 누가 되더라도 문제삼을 소지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총장 선임 실패의 원인을 놓고 지역 인물이 없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흥남 후보가 지역 고교 출신이며, 박오옥 후보는 경북지역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역 연고가 있는 인물로 인정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는 것이다. 역대 DGIST 총장은 서울 및 수도권 인사 일색이었고, 지역 지자체·기업과 손을 잡고 협력하는 대외적 활동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번에는 지역을 제대로 알고 애착을 갖고 있는 지역 밀착적 인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역민은 물론, 정치권을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이를 충족하는 인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사회가 차기 총장을 선임하지 못했다는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총장 후보 3명은 인사검증을 무사히 치른 것은 물론, 카이스트 부총장, 유니스트 부총장 등 이력이 화려하다. 이들 대상으로 과반 득표자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를 결정한 것은 DGIST의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이사회로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정부는 DGIST를 비롯한 국내 4대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을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했다. 이는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과학기술 핵심 인력 양성을 위한 조치로, 인건비 제한 규정에서 벗어나 국내외 우수 석학 초빙 등에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양 현 총장이 차기 총장이 취임할 때까지 총장직을 계속 수행하게 됐다. 통상, 총장 후보 공모부터 마지막 단계인 이사회까지 2~3개월이 걸린다. 남은 기간동안 안정적인 학사운영은 가능하겠지만, 현행을 유지하는 안건 처리가 업무의 주축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총장으로서 대학의 새로운 비전 설정, 공공기관 지정 해제로 인한 재정 확보 등 처리해야 할 업무가 쌓여있고, 신규 사업 추진, 내년 예산 확보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인데 발목이 묶인 형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구성원들은 퇴보하는 대학이 아닌 발전하는 대학을 손꼽아 기다린다. 지지부진한 학내 갈등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발벗고 일할 수 있는 능력있는 총장이 하루빨리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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