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뉴 파노라마 .6] 문화예술도시로 나아가는 경산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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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5 07:42  |  수정 2023-09-05 07:44  |  발행일 2023-09-05 제16면
2000년前 태동 문화예술 발판 삼아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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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 첫날, 정담밴드가 무대에 올라 퓨전 국악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는 매년 가을 와촌면 갓바위공영주차장 일대에서 열리는 경산의 대표 축제다.

경북 경산은 10개 대학교가 밀집한 '젊음의 도시'다. 최근에는 산업단지 조성과 정주 환경 개선으로 젊은 인구의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더 나은 교육환경 구축, 양질의 일자리 증대, 보건·공원 시설 확충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프라가 차츰 보완되면서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문화·예술 인프라는 다른 기반시설과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경산시는 시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설 확장 등 인프라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경산 뉴 파노라마' 6편에서는 경산의 문화·예술 인프라에 대해 소개한다.

압독국 이후 유구한 역사·문화자원
통일신라시대 '단오제' 계속 이어와
지역대표 갓바위축제 다채로운 행사
22회 연 경산예술제 빼놓을 수 없어
市, 지역 10개 대학 연합축제 추진 중
상방공원·창작촌 등 인프라 확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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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자인단오제는 고을 수호신인 한장군에게 제례를 올리는 한묘제 외에도 단오굿, 호장장군 행렬, 여원무, 자인팔광대 등 각종 연회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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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자인단오제는 고을 수호신인 한장군에게 제례를 올리는 한묘제 외에도 단오굿, 호장장군 행렬, 여원무, 자인팔광대 등 각종 연회가 이어진다.

◆다채로운 역사·문화·예술 자원

경산은 유구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예술 자원을 간직한 곳이다. 2천여 년 전 경산 압량읍 일대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압독국의 자취를 지역 문화예술의 태동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압독국 시기 만들어진 임당동고분군, 조영동고분군, 부적리고분군 등에서는 실용성과 함께 예술성에 중점을 둔 유물이 꽤 많이 나왔다. 유물들은 경산시립박물관과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다.

불교·유교와 관련한 역사·문화 자원도 산재해 있다. 특히 경산은 신라시대 대승불교를 전파한 원효, 유학자인 설총, 고려시대 '삼국유사'를 편찬한 일연이 태어난 곳으로 불교와 인연이 깊다. '팔공산 갓바위'라고 불리는 통일신라시대 불상인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해 불굴사 삼층석탑 등 불교와 관련된 국가 보물만 6개에 달한다.

유적과 유물 외에 문화예술 행사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경산 자인 단오제'와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가 널리 알려져 있다. 9세기 통일신라시대부터 이어져 내려 온 자인 단오제는 자인면 주민들이 고을 수호신인 한장군에게 제례를 올리는 전통 민속 축제다.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단오절에 한묘제(韓廟祭)를 올리고 자인 단오굿, 호장장군 행렬, 여원무, 자인팔광대, 자인계절들소리 등 각종 연희(演戱)가 이어진다. 자인단오제의 다양한 민속놀이를 통해 당시의 독특한 예술성을 엿볼 수 있다.

자인단오제는 일제강점기에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0년 '제1회 자인단오'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났고, 이듬해인 1971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후 2007년부터는 '경산 자인 단오제'로 이름이 바뀌면서 자인면 계정숲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는 매년 가을 와촌면 갓바위공영주차장 일대에서 열리는 또 다른 지역 대표 축제다. 매년 250만명이 찾는 '갓바위 부처님'을 주제로 한 특이한 문화예술 축제로 다례 봉행, 소원 기원 법회, 승무 공연, 체험 행사, 문화예술단체 공연, 산사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이어진다. 이 축제는 1998년 와촌면 대한리 상가번영회 주최로 처음 열렸고, 1999년부터는 경산갓바위축제추진위원회가 축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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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갓바위 소원성취 축제 개막 퍼포먼스로 주요 내빈들이 풍선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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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상방공원 조감도. 〈경산시 제공〉

경산시민의 날 문화 축제도 꽤 긴 역사를 지닌다. 1995년 10월13일 경산시와 경산군이 통합된 것을 기념하면서 시작됐다. 경산시는 이날을 시민의 날로 지정해 이듬해인 1996년부터 기념 행사를 열고 있는데 문화예술 축전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경산시민의 날 문화 축제는 홀수연도에는 경축식 및 문화행사가, 짝수연도에는 시민체육대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로 제22회째를 맞은 경산예술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13~14일 경산생활체육공원 어귀마당에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 경산지회 주관으로 열려 많은 예술인과 지역민이 참여했다. 한국예총 경산지회 산하 음악협회·연예협회·무용협회·국악협회 공연과 미술협회·문인협회·사진협회 작품 전시가 축제의 주를 이룬다.

이와 더불어 경산시는 지역 10개 대학이 모두 참여하는 대학연합축제를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경산시는 각 대학 총학생회와 계속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경산에는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시민들의 문화 생활 향유를 위한 기관도 운영되고 있다. 1961년 문을 연 경산문화원을 비롯해 2007년 시립합창단이 창단됐고, 이어 시립극단(2007년)과 시립교향악단(2020년)도 만들어졌다. 이 같은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한국예총 경산지부, 한국문인협회 경산지부, 경산서예인연합회, 빛그림 도인회, 경산 꽃 예술인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지속적인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 노력

경산시는 정주 환경 개선과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에 애를 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상방공원이다. 상방동·백천동·계양동·사동 일대에 들어설 상방근린공원은 '경산센트럴파크'라고 불릴 정도로 규모가 큰 도시공원 조성사업이다. 전체 면적이 64만4천197㎡, 사업비만 8천968억원에 이른다. 상방공원은 공원 시설(52만6천983㎡)과 비공원 시설(11만7천214㎡)로 나뉜다. 공원시설에는 문화예술회관, 산책로, 운동시설 등이 들어서고, 비공원시설에는 공동주택이 세워진다. 사업시행사가 상방공원을 조성한 뒤 경산시에 공원시설을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상방공원 공원시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문화예술회관이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연면적 9천400㎡)의 문화예술회관은 대공연장, 소공연장, 야외공연장, 전시실, 연습실 등 복합 문화예술 공간을 갖출 예정이다. 또 공원시설 안에는 아트브리지와 오픈뮤지엄, 실내체육관, 문화예술거리, 조각광장, 삼성현벽천 등 다양한 문화예술 시설로 꾸며진다.

경산시는 압량읍에 '경산 예술인 창작촌(웹툰거리)'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젊은 예술인과 웹툰 작가들을 이곳에 입주시킨 뒤 다양한 창작 활동을 지원해 역동적이면서 독창적인 문화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경산시는 올해 2월부터 기본구상 및 사전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올해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면 내년 경북도의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거쳐 국비 확보전에 뛰어들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산시는 지난해부터 지역 문화예술 정책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경산문화관광재단 설립도 본격화하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요구가 증가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과 체계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 조직의 설립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경산시는 재단 설립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재단 설립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후 경산시는 경북도의 출자출연기관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조례와 법인 정관 제정과 이사회 구성 등의 절차를 밟은 뒤 내년 10월쯤 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재단이 설립되면 지역의 각종 문화예술 관련 시설과 예술단, 축제 등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경산시는 재단의 중요성을 감안해 직원 규모를 20명 이상으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폭넓은 문화 향유 기회 제공과 축제, 관광 콘텐츠 개발 등 문화도시 경산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문화예술 창작 활동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경산문화관광재단을 이른 시일 내에 설립해 시민에게 고품격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일우〈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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