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In&Out] 춤에 담은 대구…수많은 연습과 우연이 만들어 낸 '대구사람의 몸'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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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6 12:06  |  수정 2023-09-16 17:43  |  발행일 2023-09-16
'대구보디' 리뷰...몸·음악·영상의 밸런스

16일 오후 5시 팔공홀 무대에 한번 더 올라
[공연 In&Out] 춤에 담은 대구…수많은 연습과 우연이 만들어 낸 대구사람의 몸
지난 15일 '대구보디' 첫 공연이 끝나고 최문석 예술감독 등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고 있다.

춤에 담긴 대구, 다양한 움직임이 표현해낸 기록과 감정들…. 수많은 연습과 찰나의 우연이 만들어 낸, 현대무용으로 해석된 대구사람의 몸과 시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 15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대구시립무용단의 제83회 정기공연 '대구보디'(DaeguBody)가 첫 무대에 올랐다.

막이 오르자 잠깐 대구의 '역사적 한 컷'이 영상에 담겨 나왔다. 공연의 분위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영상은 상징적이면서도 미니멀하게 표현이 됐다.

춤이 시작됐다. 때론 심플하고, 때론 기이하고, 때론 격렬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춤 속에서 그들은 괴로움과 기쁨, 자신감 등 각자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듯 했다. 달리기를 하기도 하고, 남녀가 어우러지기도 하고, 긴 머리를 휘날리기도 하는 듯 상징적인 몸짓들이 이어졌다.

홀로 혹은 여러 명이 온갖 몸짓을 선보이다 그 몸짓들이 군무로 이어졌다. 군무의 형태도 다양했다. 군무 사이를 오가는 독무도 인상적이었다.

관객들은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과 음악, 영상의 어우러짐을 감상하며 저마다의 '대구보디'를 생각했다.

무대 위를 채운 것이 무용수들의 몸짓이었다면, 비워진 것은 관객의 몫이었다. 그게 바로 현대무용의 매력이다.

[공연 In&Out] 춤에 담은 대구…수많은 연습과 우연이 만들어 낸 대구사람의 몸
15~16일 '대구보디'가 공연되는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입구.

가야금 연주자 김지효와 독일 퍼커셔니스트 요스 턴블(Joss Turnbull)의 공동 연주는 특히 빛을 발했다. 심플하지만 깊이가 있었다.

간혹 일부 무용 공연에선 (연출자의 의도된 연출일 수 있으나) 음악이 춤을 잡아먹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번 대구보디 공연에서 음악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춤을 잠식하지 않았다. 두 연주자의 연주는 무용수의 몸짓과 공간 사이를 날렵하게 빠져 나가며 공연을 더욱 감각적으로 만드는 파트너가 돼줬다.

관객들의 큰 박수 속에 첫 공연이 마무리됐다.

이어 최문석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과 조안무를 맡은 요스케 쿠사노, 라이브 연주를 담당한 요스 턴블, 영상을 맡은 임정은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시간'을 가졌다.

관객들과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일부 관객들은 공연을 보며 궁금했던 점과 느낀 점을 말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단원들과 함께 대구의 역사와 개성 등에 대한 리서치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도 순간 순간에 나타나는 날것 같은 느낌을 캐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보디는 16일 오후 5시에도 한번 더 팔공홀 무대에 오른다.

글·사진=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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