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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대구시수영연맹 회장 |
지난 9월25일 대구시청 소속 지유찬·이호준 선수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유찬은 남자 자유형 50m 결선에서 21초 72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기록하며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호준은 남자 자유형 계영 800m 결선에서 황선우, 김우민, 양재훈과 함께 7분 1초 73의 신기록으로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호준은 두 번째 영자로 중국에 이어 2위로 출발하였다. 치열한 선두 경쟁과 역영으로 300m 구간을 1위로 통과하며 3분 32초 19로 1위를 지켰다. 이어 김우민, 황선우 선수의 활약으로 아시안게임 단체전 첫 금메달을 땄다.
나는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어려운 환경과 역경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딴 지유찬·이호준 선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편으론 걱정도 있다. 선수들은 수영 전용 훈련장 없이, 두류수영장에서 타 종목과 같이 훈련했다. 최근에는 전국체전을 앞두고는 인근 50m 수영장에 장소 협조를 구했으나, 거절당한 적도 있을 정도로 레인이 부족하다. 아시안게임 메달 선수가 수영장 레인 부족으로 전국체전에서 최상의 콘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이번 동시 금메달을 발판 삼아 대구수영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전용수영장 건립과 더불어 유관기관의 전폭적인 협조 및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엘리트 수영을 위해서는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가 중요한데, 그동안 개인이 갈고닦은 기량을 대중 앞에서 드러내고 자신감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아마추어 수영대회를 통하여 기량을 확인 점검하고 그에 따른 동기부여를 통해 체력증진 및 기량을 연마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지만, 수영대회는 타 종목과 달라 심판, 운영진 등 많은 인력과 예산이 수반된다.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는 유일한 800m, 1,500m 경기를 개최하는 대구시수영연맹회장배 생활체육 장거리수영대회에 매년 250명 이상 수영동호인이 참가하고 있다. 또 대구시장배 전국마스터즈 수영대회는 엘리트선수와 동호인 선수가 함께하는 대회로 엘리트선수 150여 명, 동호인 선수 800여 명으로 약 1천명이 참가하는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수영대회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대구시가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어쩔 수 없이 2일간 열리는 대회를 하루 대회로 축소해 개최하면, 참가 선수도 1천명에서 500명으로 줄고, 지금껏 지역의 생활 체육의 밑거름이 된 대회가 반쪽자리 대회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대구시 수영동호인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타지역의 동호인 수영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수영동호인 수는 줄어들고 선순환 구조가 무너져 엘리트 수영선수도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수영연맹은 학교 운동부 감소로 인해 대구 최초로 수영전문 스포츠클럽인 사단법인 대구성서스포츠클럽을 재작년 설립했다. 대구성서스포츠클럽은 대한체육회 한 종목 스포츠클럽 공모사업에서 최종 선정되어 5년간 국비 4억원 매칭 지원금(1억원, 달서구청지원) 등 총 5억원으로 확보하여 운영 중이다. 2022년 전국소년체육대회 동메달, 2023년 전국소년체육대회 동메달 등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현재 50여 명의 초등부 선수가 라온제나 수영장과 두류수영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소년체육대회 금메달과 전국적인 수영스포츠클럽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우리 대구시수영연맹도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해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생·발전하는 대구글로벌메세나협회 같은 기업과 체육이 상생·발전하는 대구체육후원협회를 만들어 우수선수를 후원할 것이다.
이동건 대구시수영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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