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추모공원, 혐오를 넘어 복지로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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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28  |  수정 2023-09-27 17:21  |  발행일 2023-09-28 제10면
-포항시 부지 선정 공모에 7곳 몰리며 인기
-인센티브 등 큰 유인효과, 인식변화도 한 몫
-반대 주민 설득이 관건
포항 추모공원, 혐오를 넘어 복지로
경북 포항시가 주민들과 함께 추모공원 선진지를 둘러보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 추모공원 부지 재공모에 7개 지역이 몰리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소위 '혐오 시설'로 분류되던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종합장사시설인 포항시 추모공원 부지 선정을 위해 최근 2차 공모 접수를 진행한 결과, 총 7개(남구 5·북구 2) 지역에서 신청서를 접수했다. 지난 2021년 1차 공모 당시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변화다.

이를 보는 지역의 시각은 제각각이다. 그중에서도 장기적인 코로나19 상황, 국제적 경기침체, 초고령화 사회 등으로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외곽지역 주민들이 이제는 '생존'을 위한 실리 찾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공모를 신청한 7개 읍면 지역만 보더라도, 포항의 다른 인구 밀집 지역과 비교해 인구가 적고 연령층이 높은 경향이 있어 시설 공모에서 선정될 경우 주민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큰 편이다.

공모 선정시 인센티브를 보면, 유치지역은 △기금 40억 원 △화장시설 사용료 징수액 20%(30년간) △일자리 등이 제공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치지역(리)뿐 아니라 선정지역을 품고 있는 읍면에게도 기금 80억 원, 주민편익 및 숙원사업으로 45억 원 규모가 제공된다. 심지어 1차 서류를 통과한 탈락지역에도 3억~5억 원 규모가 지원된다.

장사 시설이 더는 혐오 시설이 아니라는 인식 변화 역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시는 2차 공모가 있기까지 세종시 추모공원인 은하수공원 등 38곳의 선진지 견학을 주민들과 함께 다녀왔다. 읍면동 순회 주민설명회 등 홍보도 49회 진행하는 등 주민 인식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주민들 사이에서도 "추모공원은 복지시설이다"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번 공모와 관련해 신청지역의 한 시의원은 "이제는 추모공원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복지 시설로 봐야 한다"며 "유치를 위해 시의원으로서 할 역할은 충실히 하고 선정까지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다만, 반대 주민 설득 문제는 포항시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환경적인 이슈와 화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은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 이번 공모 신청 일부 지역에서 벌써 반대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서재조 포항시 장묘문화팀장은 "장사시설을 혐오시설로 바라보는 시각과 화장시설 배출가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주민들과 최대한 소통하겠다"며 "추모공원은 전체 시설 중 장사시설이 20%고 80%는 공원으로 조성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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