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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회장대회 및 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배효준(일본명 다케모토 다카토시) 아시아파운데이션 이사장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한 뒤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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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3 세계한인회장대회 및 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세계 곳곳에 우리 기업과 국민, 750만 동포 여러분이 함께 힘을 모아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최근 일본 원폭 피해자를 비롯해 전날 파독 근로자와 만나는 등 재외동포들과 만남을 이어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전 세계 동포 여러분을 꼼꼼하게 살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재외동포청이 출범한 이후 열리는 첫 행사다. 대통령실 측은 "750만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재외동포들에게는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한민족이 다 함께 대한민국을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120년 이민 역사와 이민자들의 고국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시작된 120년 이민의 역사는 그동안 대한민국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큰 힘이 됐다"며 "하와이의 뜨거운 사탕수수밭과 중남미의 선인장 농장에서 번 돈은 우리 독립자금으로 쓰였고,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현지 송금은 산업화 과정에 소중한 종잣돈이 됐다. 서울 올림픽에서도, 외환위기를 겪을 때에도 동포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들이 늘 자랑스럽다"며 "초기 해외 진출은 그 시작이 고되고 미미했지만, 여러분의 각고의 노력으로 위대한 한국인의 이민사, 경제사를 써 내려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재외동포청을 통해 이민자들을 잊지 않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이 조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많이 기여하고 국제사회에 더 많이 협력할 것"이라며 "전 세계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실현에 동포 여러분이 함께하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동포 여러분이 그동안 조국을 위해 많은 뒷받침과 기여를 했지만 저희(정부)가 동포 여러분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재외동포청을 만들어 여러분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은 국제주의를 지향하면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확고히 하려는 우리 정부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은 참석자 전원과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또 지난 35년간 한일 문화 교류 등 우호 친선활동에 꾸준히 기여해 온 배효준 브리지 아시아파운데이션 이사장을 비롯한 5명에게 정부포상을 직접 수여하기도 했다. 기념식에서는 재일한국인 3세이자 미국 시민권자로서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배우 박소희씨가 차세대 동포 대표로서 답사를 낭독했다. 박씨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온 가족의 4대에 걸친 연대기를 담은 드라마 '파친코'에 둘째 아들 역으로 열연했으며 실제로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박씨는 배우 활동을 위해 할리우드에서 '소지 아라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고 소개한 뒤 "드라마 파친코를 만나면서 그렇게 찾아 헤맨 나의 조국이 어디인지 알게 됐다"며 "드라마를 통해 자이니치 존재를 알릴 수 있어 좋았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200%를 가진 존재, 저는 자랑스러운 자이니치"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한인들에게 '우리가 한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200%의 내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저는 자이니치로 자랑스러운 재외동포가 되겠다. 대한민국은 저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 달라"고 말해 현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최근 재외동포 관련 일정을 지속해서 소화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달 29일 한국과 일본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와 가족 85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했으며, 전날에는 국내·외 거주 중인 파독 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등 240명을 한 호텔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파독 근로자와 오찬, 일본 거주 원폭 피해자와 만남 모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라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설명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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