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준석 탈당설…국힘 심상찮은 내부 기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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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0  |  수정 2023-10-20 07:24  |  발행일 2023-10-20 제3면
劉 "12월쯤 떠날 것인가 선택"

李 '헤어질 결심' 가능성 남겨

당내 비주류 포용 고심 깊어져
유승민·이준석 탈당설…국힘 심상찮은 내부 기류
지난달 25일 국회의사당 앞 정지 표지판이 표시되어 있다. 이날 예정됐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 표결을 위한 본회의는 더불어민주당 내홍으로 무산됐다. 연합뉴스

총선을 6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가 심상찮다.


국민의힘 비주류 진영에서 탈당이나 신당 창당설이 나오면서 내년 총선 전망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자칫 쪼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폭발한다면 총선에서 '살아 남으려는' 인사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친윤(친윤석열)계가 장악한 국민의힘에서 분열을 시사하는 메시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12월 결심설'까지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2월쯤 나는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선택할 것)"이라며 "떠나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이고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쇄신을 지켜보고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면 국민의힘을 떠나겠다는 의미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한다. 한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떨어진다면 창당해 기존에 주창했던 개혁 보수를 꺼내들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기자회견을 자처, 눈물까지 흘리며 대통령과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 또 대구를 찾아 "배신의 정치 저주를 풀러어달라"고 호소했다. 탈당에 대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이 전 대표는 대구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보수가 이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저는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제 입장에서는 더 조롱받을 이유도 없고, 보수가 앞으로 잘 되기 위해 또는 저 개인적으로 유의미한 선거를 하기 위해 다른 결심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의 움직임에 친윤계는 애써 무시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을 깎아내리기도 한다.


김민수 대변인은 19일 MBC '아침&매일경제'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한 지도부 인사는 이 전 대표가 나가도 우리 당에서 빠지는 건 3~4%p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라는 질문에 "장기적으로는 3~4%p 플러스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SNS에 "즉각적으로 이준석을 제명해서 당 지지율을 올리시라"라고 반발했다.


물론 김 대변인의 발언은 국민의힘 공식 입장이 아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저희도 이 전 대표와 헤어질 결심을 안 했다. 이 전 대표가 저희 당에 있어서는 당원임과 동시에 직전 당 대표 그리고 굉장히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은 TK 민심과는 무관하다.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미칠 가능성이 높다. 윤상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차린다면 영남권에는 영향 안 미칠 수가 있으나, 수도권에서는 엄청난 파괴력"이라며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리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를 안고 갈 것인지를 놓고 상당한 고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또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결단할 가능성도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포용'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최근 SNS를 통해 "지게 작대기라도 모아 총선에 대비할 때"라며 "총선 지면 내일은 없다"고 경고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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