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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로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고, 서울은 20%대를 기록하면서 당 일각에선 위기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30%로 직전 조사(10월10∼12일)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61%로 3%포인트 올랐다. TK는 '잘하고 있다'가 45%, '잘못하고 있다' 48%로 부정 평가가 앞섰다. 이는 직전 조사에서 TK의 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가 '잘하고 있다' 58%, 잘못하고 있다 '34%'를 기록한 것에 비해 한주만에 긍정은 13%포인트 하락하고, 부정은 14%포인트가 오른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직전 조사에서만 해도 TK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를 24%포인트 격차로 긍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부정적인 것은 물론 3%포인트 차이로 여론의 격차가 없어진 것이다.
이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보궐선거 패배 이후 임명직 당직자를 교체하는 사실상 '2기 지도부'로 재편됐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윤 대통령도 연일 대외 메시지를 통해 민생과 국민을 강조했지만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당 내 비윤(非윤석열계)에선 정부 여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준석 전 대표는 SNS를 통해 "돌아버리겠다. 서울이 경기도보다 어려워졌다"며 "얼마 전까지 간신배들이 서울은 이기고 경기도는 살짝 진다고 하면서 위기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몰아세우더니 이게 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향해 "제발 대책 없으면 (당 대표 직을) 내려놓으라"고 날을 세웠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 들어가기 전에 근접하고 있을 때(와 같은 수치)"라며 "(서울 지지도인) 25%는 내각제에서는 국회 해산하고 총선 다시 하는 그 수치"라며라고 지적했다.
4박 6일간 사우디·카타르를 국빈방문 길에 떠난 윤 대통령은 민생과 현장을 통해 초심을 찾겠다며 쇄신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순방길에 오르기 전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부한 내용을 전하며 윤 대통령의 '민생 강조'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순방길에 오르기전 한 총리에 "내각은 제대로 된 현장 민심 청취에 힘써달라.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는 행정, 보고서로 밤새는 행정이 아니라 각 직급별로 현장에 달려가 어려운 국민들의 생생한 절규를 듣는 현장 행정, 정책 정보 활동에 매진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각 직급 별로 광범위하게 현장에 나가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찾아내야 한다. 일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발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여건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힘들게 된 국민들이 너무 많다. 직접 가서 느껴야 한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정책을 찾아달라"고 총리와 내각에 거듭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22일 김기현 2기 지도부는 출범 후 첫 고위 당정협의회를 국회에서 열고 경제 상황과 에너지 수급 대책 등을 논의한다. 주로 총리 공관에서 열리던 고위당정이 10개월 만에 국회로 장소를 옮긴 것은 당정 관계에 변화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윤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로 '외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만큼 이번 순방 결과가 향후 지지율 반응을 불러올 지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에너지·건설 위주였던 중동과의 경제협력을 첨단산업과 문화콘텐츠로 대폭 확장하는 '중동 세일즈 외교'에 나설 전망이다. 사우디와의 정상회담은 22일(현지시간) 열린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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