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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진중 학생들이 예술창작터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윤아 기자 |
대구시교육청이 진로 연계 교육을 위한 '꿈 키움 진로학기'를 통해 중학생들의 상급학교 진학과 진로 설계에 밑그림을 직접 그려주고 있다. 진로 관련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얻고 뿌듯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진로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하고 있다. 2022 개정 중학교 교육과정이 2025년 1학년부터 시행된다. 개정 교육과정은 학교급 간 전환기의 학생들이 상급 학교의 생활 및 학습 준비를 돕기 위해 학교에서 진로연계교육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2022학년부터 진로연계교육을 위한 '꿈 키움 진로학기'를 추진 중이다. 대구지역 모든 중학교는 1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에 진로 수업을 편성해 체계적인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이후에는 교과수업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진로·진학 관련 수업을 51시간 이상 집중 실시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상급학교 적응을 돕고 학생 스스로 진로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2024학년도는 초중고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의 모든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와 학생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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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중 학생들이 직접 만든 반 티셔츠 디자인 시안. 복도에 예선 작품 현수막을 걸고 전교생이 투표해 학급당 한 작품씩 뽑아 반 티셔츠를 제작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
◆달성중 '달성해봄 미래 역량 프로젝트'
대구 달성중은 다양한 주제의 '달성해봄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먼저,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가 진로 계획을 수립·성찰·수정하는 프로젝트('꿈 설계 해봄')가 대표적이다. 또 우리 학급의 역사와 포부, 화합과 우정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우리반 해봄 UCC)는 학생들이 함께 가사를 지어 노래하는 UCC를 만들어 내놨다. 학생들이 직접 감독과 편집, 안무, 소품 준비, 평가, 시상 등 전 과정을 수행했다.
진로 정보에 대한 퀴즈를 풀어보는 대회('함께해봄, 겨루기 해봄')도 있다. 학급 내 대회와 학급 간 대회로 구성했다. 학생들이 경쟁과 협력을 하면서 진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대회에선 특성화고, 고교학점제, 대입 제도 등에 관한 내용이 퀴즈로 출제되는데, 학생들이 고등학교 생활을 미리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봄 굿즈 디자인 프로젝트는 자신의 꿈을 위한 결심, 좌우명을 문구로 만들어 배지, 티셔츠, 에코백 등을 디자인하는 활동이다. 우수 디자인 작품은 실물로 제작해 만든 학생에게 돌려준다. 서모 학생은 "내 작품이 뽑혀 직접 디자인한 손거울과 배지를 받았다. 그 후 내 성격이 바뀌었고 다른 것도 더 잘하게 됐다"면서 "진작에 공부도 이렇게 열심히 해볼걸, 고등학교 가면 뭐든 열심히 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명 '해봄' 화폐를 이용한 경제활동 프로젝트('해봄 경제')도 있다. 해봄 화폐의 단위는'해봄'이며, 학생들은 500원 가치의 토큰 하나를 1해봄으로 정했다. 해봄 취득 유형은 보수, 대회 부상, 모범 상금 등이다. 해봄 프로젝트를 위해 봉사한 사람에게 해봄이 보수로 지급된다. 수업이나 강의, 프로그램에서 모범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에게 1시간당 1해봄이 지급된다. 해봄 대회에서 탁월함을 보여준 학생에게는 1~3 해봄이 지급된다. 학급 대항전에서는 학급이 해봄을 받는데, 학급 자치회를 통해 학급이 단체로 해봄을 사용할지, 분배해 개인별로 사용할지 결정한다. 이렇게 받은 해봄 화폐는 진로학기 기간에 운영되는 매점에서 직접 소비할 수 있다.
박모 학생은 "코로나19 상황에 중학교 들어와서 활동적인 것, 협력 활동 같은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데, 한 달 동안 키운 협동성, 창의성이 지난 3년보다 많았던 것 같다. 후배들은 이런 걸 더 많이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나는 아직 꿈은 없지만, 해봄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여러 고등학교와 대학교, 취업 등의 진로에 대해 정보를 얻게 되어서 앞으로 내가 꿈을 찾아 가는 길을 더 많이 보게 된 느낌이다. 자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만으로도 해봄 프로젝트가 의미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진중 'My Dream, 나의 진로 로드맵'
대구 대진중은 학생들이 진로 관련 경험을 토대로 직접 진로 로드맵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진로 결정에 필요한 요소를 찾고, 학생들의 선호 활동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My Dream, 나의 진로 로드맵' 8가지 단계와 활동을 개발했다.
학교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체험중심 활동(뮤지컬, 현장 체험 학습, 예술융합수업)을 실시한다. 상급학교에 대한 진학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생 선배와 직접 만나 질의·응답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진로 독서가 눈길을 끈다.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나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찾아 읽고 독후감을 쓴다. 이후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새롭게 알게 된 점을 발표하는데, 이 과정에서 진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직업계고 진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의 '찾아오는 학교 설명회'를 실시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뮤지컬 수업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뮤지컬 전문 교사와 담당 교사가 융합형 연계수업을 진행한다. 총 40차시 동안 학생들은 대본 읽기와 발음 연습부터 분장, 무대배경, 율동, 의상 등 뮤지컬 제작의 전 과정을 경험한다. 공연 관련 직업인 공연기획자, 조명디자이너, 배우, 분장사, 촬영감독 등을 자연스레 탐색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대진중 학생들은 "다소 느슨해지기 쉬운 중학교 3학년 학기 말 학교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가야 할 학교와 학과가 어딘지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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