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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상주~영천고속도로 상행선(영천방향) 26.4㎞ 지점에서 발생한 다중추돌사고 현장 모습.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
갑작스러운 한파에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 경계령이 내려졌다. 경북에선 2019년에만 10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블랙아이스 관련 사고가 매년 끊이지 않고 있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21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경북지역 블랙아이스 관련 교통사고는 249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8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도 381명에 달했다. 이 기간 사망자는 인구가 5배 이상 많은 경기도(26명)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대구는 66건의 사고가 발생해 사망 없이 부상자만 90명이었다.
블랙아이스는 늦가을이나 겨울철 도로표면에 생기는 얇은 얼음막을 뜻한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도로 위 습기 혹은 물기가 차량에서 배출된 매연·먼지 등과 뒤섞여 얼면서 형성된다. 살얼음보다도 두께가 얇아 검은색 아스팔트 색깔이 그대로 투영돼 보이기 때문에 블랙아이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블랙아이스는 터널 출입구, 교량 인근, 그늘진 산모퉁이 도로 등 응달진 도로에서 주로 발생한다. 햇빛이 잘 닿지 않아 차로 표면 온도가 일반 도로보다 낮아서다.
블랙아이스가 발생한 도로는 일반 눈길보다 사고 위험성이 훨씬 커진다. 특히 육안으로는 블랙아이스 유무를 쉽게 확인할 수 없어 추돌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블랙아이스가 생긴 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14배, 보통 눈길보다 6배 미끄럽다는 도로교통공단의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해 전국 블랙아이스 관련 사고 사망자는 23명으로, 같은 기간 눈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21명)보다 많았다.
대구지역 블랙아이스 사고다발지역은 △동구 도학동 산 일원 △북구 침산동 침산공원 주차장 일원 △군위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 일원 등으로 파악됐다. 경북은 △봉화 소천면 고선2리 마을입구 △경주 강동면 강동자동차매매단지 부근 △안동 이천동 두우교 일원 △영천 청통면 삼부천교 일원 △청송 진보면 부곡교 일원 등의 도로가 결빙에 취약한 것으로 나왔다. 해당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들의 주의가 당부된다.
김주영 한국교통안전공단 공학박사는 "블랙아이스는 새벽이나 아침 시간 응달진 도로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이 시간대 차량을 운행할 경우 충분한 감속과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급가속이나 급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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