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택시 신고협력체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동대구역 앞 도로에 늘어서 있는 택시들의 모습. 영남일보DB. |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택시 신고협력체계, 이른바 '택시 치안망'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 달여의 짧은 시범운영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도입 필요성과 실효성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10일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16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대구지역 친절 택시기사 85명을 상대로 택시 신고협력체계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본격 운영에 앞서 시스템의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서다.
택시 신고협력체계란 택시에 '도로 위 자율방범대'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택시 호출 플랫폼인 '대구로택시' 앱을 활용해 택시가 경찰과 쌍방향 소통하며, 치안망을 구축하는 개념이다. '묻지마 범죄' 등 사회 문제로 떠오른 치안력 공백의 해법으로 택시가 등장한 것이다.
자치경찰위는 시범운영 기간 비록 적은 표본에도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 한 달여 동안 치안망 시스템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180여건. 대부분 교통 체증 혹은 사고 등을 알리는 교통 관련 신고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로수 전도(넘어짐) 신고도 여러 건 접수됐다.
특히 생명을 구한 사례도 나왔다. 비틀거리는 차량을 음주 의심으로 택시기사가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차량을 멈춰 세웠다. 확인 결과, 운전자는 뇌전증 환자로 운전 중 증세가 발현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길거리에서 갑자기 쓰러진 할머니도 택시기사의 빠른 신고로 목숨을 건졌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경찰과 원스톱으로 소통하는 택시 신고협력체계의 진가가 한껏 발휘된 순간이었다.
시범운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서 시스템 출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운영 측은 시범운영 기간 기사의 신고 종류, 불편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실종, 치매, 보이스피싱 운반책 등 알림 사항의 전파 속도도 점검 사항이다. 특히 대구로택시 앱의 신고 버튼이 너무 커, 오신고가 잦았던 것을 확인하고, 적절한 버튼 크기 및 위치 조정도 검토 중이다.
시범운영을 마친 택시 신고협력체계는 향후 기사 교육 등을 거친 후 이르면 내년 초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택시 치안망이 구축되면 최대 1만여명의 택시기사(대구로택시 가입자)가 치안 인력으로 탄생하는 만큼, 다양한 파생 효과가 기대된다.
대구시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짧은 기간의 시범운영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 본격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