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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편으로 귀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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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순방 일정 그래픽.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며 공급망을 비롯한 전방위적 협력 강화에 나선다. 네덜란드는 유럽 제2교역국으로 유럽연합(EU) 지역 핵심 교역 파트너이자 반도체 강국인 만큼 반도체 협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1일부터 14일까지 3박5일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방문한다. 이는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최초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국빈 자격 방문이기도 하다.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은 양국의 반도체 협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출국 하루전 공개된 AFP 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반도체는 한-네덜란드 협력 관계의 중심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실도 브리핑을 통해 이번 국빈 방문으로 반도체 대화체 신설, 양해각서(MOU) 체결, 공동사업 발굴 등 '반도체 동맹 구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 예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부부가 주관하는 공식 환영식 및 왕궁 리셉션, 친교 오찬 및 국빈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한다. 또한 마르크 뤼터 총리와의 단독 면담 및 정부 오찬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초미세 공정 필수 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 ASML을 방문한다. 외국 정상 중 최초로 ASML '클린룸'을 직접 둘러보고 내년에 출시될 최신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할 예정이다. 또 윤 대통령의 ASML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동행한다.
미국은 전략 자산인 반도체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닌 네덜란드의 ASML과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같은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함으로써 중국의 군사적 전략자산 사용을 차단하고 관련 공급망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한 국제 정세 속에서 윤 대통령이 ASML 본사를 방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서면 인터뷰에서 ASML 방문에 대해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윤대통령은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등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반도체가 산업·기술·안보 측면에서 전략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심 산업이 미국과 중국 경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은 앞으로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과 반도체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중 네덜란드 헤이그도 찾는다. 헤이그는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곳으로, 고종은 당시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만국 평화회의에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다. 윤 대통령은 헤이그에서 이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해 독립 운동과 호국보훈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메시지도 낼 전망이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하는 등 다양한 경제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