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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노란색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다. 대구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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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 노란색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다. 대구시 제공 |
대구지역 어린이보호구역이 온통 '노랑'으로 물들고 있다. 각종 표지판과 신호등, 정지선 등에 이어 횡단보도까지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운전자에게 강렬한 존재감과 경각심을 부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대구시와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내년에 55억원을 들여 대구지역 어린이보호구역 620여 개소에 '노란색 횡단보도'를 설치한다.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는 운전자의 시인성 및 차량 일시 정지 준수율 제고를 위해서다.
정부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노란색 횡단보도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7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스쿨존 내 횡단보도는 노란색으로 설치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노란색 횡단보도의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전국 7개 시·도 12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3개월간 시범운영 후 분석한 결과, 운전자의 88.6%가 보호구역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59.9%는 노란색 횡단보도일 때 정지선을 더 잘 지키게 된다고 응답했다.
현재 대구지역 노란색 횡단보도는 동구 아양초등 앞 등을 비롯해 91개소에 조성됐다. 대구시 등은 내년까지 대구 어린이보호구역 754개소 중 어린이집·유치원 인근을 제외한 626개소에 총 2천343개의 노란색 횡단보도를 우선 설치할 계획이다. 어린이집·유치원의 경우 도보 등원율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노란색 횡단보도 확대는 기존 어린이보호구역 내 설치된 노란색 안전장치인 신호등, 표지판, 과속방지턱, '옐로우카펫' 등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호 대기 중인 어린이들을 운전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바닥 또는 벽면을 노랗게 표시한 '옐로우카펫'의 경우 지역 내 118개소에 설치돼 있다.
김주영 한국교통안전공단 공학박사는 "시각적으로 도로 위 노란색은 아스팔트의 검은색과 대비를 이뤄 운전자들의 주의 분산을 막는다"며 "온통 노란색으로 뒤덮인 어린이보호구역에 진입하면 운전자에게 마치 '특별한 공간'에 온 것 같은 효과를 줘 교통사고 예방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구시와 경찰은 앞으로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란색 안전장치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노란색 횡단보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아직 대구에는 없는 노란색 지주 신호등과 자동차 꼬리물기를 막기 위한 '옐로 존'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원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안전 인프라와 제도 개선보다도 중요한 것은 운전자와 보행자의 실천 및 이행 의지"라며 "어린이보호구역 전체가 노란색으로 뒤덮여도 법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는 막을 수 없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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