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청소년 실신, 갑자기 '픽' 쓰러진다면…큰 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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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9  |  수정 2024-01-09 08:18  |  발행일 2024-01-09 제16면
소아청소년의 15~25% 정도 발병…재발률은 33% 정도
실신 증상 시 가장 먼저 의식소실 여부부터 확인해 봐야
예후 양호한 자율신경성 실신이라면 크면서 사라지기도

[전문의에게 듣는다] 청소년 실신, 갑자기 픽 쓰러진다면…큰 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수현기자 jsh10623@yeongnam.com

청소년들은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밤늦게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다가 취침한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식사도 하지 않은 채 더운물로 바로 샤워를 한다. 또 아침에 침대에 가만히 누워 오랜 시간 동안 전자기기를 사용하다가 일어나곤 한다. 이때 자율신경계의 일시적 불안정성에 의한 심장신경성 실신이 잘 발생한다. 실신은 대외에 공급되는 혈류량의 일시적 부족으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나, 특별한 조치 없이 짧은 시간 내 스스로 의식을 회복하는 것을 말한다. 소아청소년에서 가장 흔한 유형은 미주신경성 실신이다. 사춘기 연령에서 주로 발생하고,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실신이 심장 및 신경 등 심각한 기저 질환의 첫 증상일 수 있어 그 원인 평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동원 교수와 함께 소아·청소년 실신에 대해 살펴본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청소년 실신, 갑자기 픽 쓰러진다면…큰 병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동원 교수

◆청소년 실신

실신을 쉽게 이야기하면 머리로 가는 혈류량이 갑자기 줄어들어, 전신에 힘이 빠져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이다. 수축기 혈압이 70㎜Hg 이하로, 평균 혈압의 정상보다 30~40㎜Hg 떨어질 때 실신이 생긴다. 소아청소년의 약 15~25%가 실신 증상을 보인다. 주로 15~19세 청소년들,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 더 빈번히 발생한다. 재발률은 약 33% 정도다. 청소년기 실신은 일상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빈번히 재발해 외상 및 일상 생활에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신 원인

실신 원인은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은 자율 신경성 실신이다. 전체 실신의 60~80%를 차지한다. 자율 신경성 실신은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 몸은 자세의 변화가 있어도 정상 혈압과 심박동수의 범위를 유지하면 균형을 잡고 있는데 이에 관여하는 것이 자율신경이다. 이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 혈압, 심박동수가 정상을 유지하지 못하고, 낮아져서 실신에 이르게 된다. 심장신경성 실신은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서 있는 경우 △실내 공기가 탁하고 더운 경우(겨울철 히터 밑에 앉아있는 경우 등) △더운물로 오랫동안 샤워를 했거나 목욕탕 사우나를 이용한 경우 △사람이 많은 식당이나 지하철 안에 있는 경우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 △배가 아파서 혹은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간 경우 △심한 기침을 한 후 △예기치 못한 통증을 겪었을 때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순간 △역겨운 냄새를 맡은 경우 등에 증상이 잘 발생한다.

◆실신 진단

진단에 앞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실신이 발생한 상태에서 의식 소실이 있었는가를 반드시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신 상황에 대해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실신이 있을 당시에 환자 본인은 자신이 어떻게 쓰러졌는지, 의식을 잃고 나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없어 주변인이나 부모님이 상황을 기억해 병원 방문 시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진을 통해 대략 50% 정도의 환자에게서 실신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심각한 병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경우 더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운동 중 실신한 경우, 심한 운동을 할 때만 실신이 생긴 경우에는 심장병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소아·청소년기에는 보통 심장신경성 실신이 가장 흔하기 때문에 기타 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실신이 여러 번 생긴 경우라든지 한 번의 실신으로 심한 외상을 입었다면 이외 다른 정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기립 경사도 검사는 자율신경성 실신을 확인할 수 있는 확진 및 정밀 검사이다. 테이블에 20분 정도 누워 안정을 취한 후, 테이블을 60~80도 정도로 세워 다시 20분간 환자의 심박동수와 혈압의 변화, 전구 증상이 나타나는지 관찰한다. 민감한 환자일 경우 기립 경사도 검사 중에 실제로 실신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일반 혈액검사(빈혈이나 혈당 전해질 이상 확인), 심장초음파 검사(심장병 여부 확인), 24시간 심전도 검사(부정맥 여부 확인), 운동 부하 검사(운동 중 실신한 경우 시행), MRI(신경학적 진찰에 이상이 있는 경우) 등 다양한 검사를 시행한다.

◆치료와 생활 속 예방법

보통 환자들은 실신이 생길 것 같은 전조증상을 알고 있다. 만약 이러한 전조 증상이 생기면 즉시 누워 수분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 가장 흔한 자율신경성 실신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를 안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법인 동시에 예방법으로 서서히 일어나게 한다든지, 발등을 굽히고 다리를 꼬고 일어나게 하며, 스쿼트 운동을 매일 하면 좋다. 물은 많이 마셔야 한다. 하루 약 1.5~2.5ℓ, 10잔의 물을 먹는 습관을 가지며, 카페인 음료를 피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 치료에도 실신이 반복될 경우에는 자율신경계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베타차단제와 말초혈관의 저항성을 높이는 약(미도드린)을 사용할 수도 있다.

◆실신 예후

질병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자율신경성 실신은 증상 발생 1년 뒤부터 자연 소실이 일어나며 10% 정도에서는 5년 이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실신의 경우, 아이가 의식을 잃은 모습을 보고 당황해하며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큰 병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다수 아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행동 치료나 약물 치료로 재발 없이 지내기도 하기 때문에 너무 불안해 하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실신이 예후가 양호한 자율신경성 실신인지, 아니면 다른 병에 동반된 것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강승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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