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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 북구 대현동 소재 A아파트 옹벽에 감나무꽃이 떨어지는 형태의 아트월이 조성돼 있다. 북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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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 북구 대현동 소재 B아파트의 옹벽에 감나무골을 모자이크화한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북구청 제공. |
대구 북구지역의 담벼락이 진화하고 있다. 밋밋하고 삭막했던 아파트 옹벽이 동네 이야기와 특색을 담은 예술작품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14일 북구에 따르면, 사업비 총 1억5천만원을 들여 대현동 일원 2곳에 '옹벽(담장) 디자인 시범사업'을 완료했다. 차갑고 삭막한 이미지의 아파트 옹벽을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시설물로 변화시켰다.
앞서 북구는 지난해 지역 최초로 옹벽 디자인 매뉴얼을 개발했다. 기존 벽화사업의 경우 주변 경관과 부조화는 물론, 사후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페인트 벽화는 2~3년만 지나도 탈색 혹은 균열이 발생해 흉물로 전락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북구는 매뉴얼 개발을 위해 지역 옹벽 및 담장 등 90개소의 사례조사를 벌였다. 이어 재료·색채·구성·조명·안전성·유지관리 등 6가지 공통 디자인과 테마·모듈·녹지조성형 등 3가지 유형별 매뉴얼을 만들어냈다. 매뉴얼은 단순히 옹벽을 개선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장소의 특성에 맞는 공간 조성으로 개념을 확장했다.
이번에 시범사업을 진행한 곳은 대현동 소재 아파트 옹벽 2개소(305m)다. 대현동은 과거 감나무가 많아 '감나무골'로 불렸다. 북구는 감나무골 이야기를 모티브로 대현동 A아파트 옹벽 154m 구간에 감나무꽃이 떨어지는 형태의 아트월을 조성했다. 경관조명도 설치해 밤이 더 아름다운 야경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또 B아파트 옹벽 151m 구간에는 감나무가 펼쳐진 풍경을 '키네틱 예술'(움직이는 조형물 예술) 기법으로 표현했다. 모자이크화 한 감나무골은 바람이 불면 색채 및 형태가 변화해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특별한 감성을 전한다.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사를 담아 이곳을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어두웠던 구도심이 벽화 하나로 확 살아났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보고 설치만 해준다면 운영비는 주민들이 직접 부담하겠다는 곳도 생겨났다. 주민 김모씨는 "대현동의 옛이야기를 담장에 담아낸 게 특이하다. 특히 감나무와 관련된 디자인은 너무 아름다워 동네 얼굴이 확 살아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시범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북구는 사업 대상지를 추가로 발굴해나갈 방침이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무심코 지나쳤던 평범한 옹벽의 변화는 도시의 모습을 새롭게 탈바꿈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와 아름다움을 담아내기 위해 관련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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