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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엑스코 동관 남측에 조성된 회전교차로. 지난해 말 기준 대구에 설치 혹은 운영 중인 회전교차로는 모두 47곳으로 확인됐다. 북구청 제공 |
회전교차로는 자동차가 교차로 중앙의 원형 교통섬을 축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해 교차부를 통과하는 형태다. 기본 운영원리는 '양보'다. 교차로에 진입하는 자동차는 회전 중인 자동차에 양보해야 한다. 진입하는 자동차에 통행우선권이 있는 종래 '로터리'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최대 장점은 안전성이다. 회전교차로는 일반교차로보다 자동차 간 혹은 자동차와 보행자 간 상충(서로 부딪힘)이 적고, 교차로 내 감속 운행이 이뤄져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다. 접근로에서 감속 후 회전 차로를 통과하기까지 대부분 비슷한 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자동차 간 대형사고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는 회전교차로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국 189곳을 대상으로 설치 후 1년간(2021년) 사고 현황을 이전 3년(2017~2019년) 평균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63%(2.7→1명),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8.8%(159→113건) 감소했다. 실제 대구 북구 구암교 동편 교차로의 경우 종전 불분명한 통행우선권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연평균 5.3건, 사상자가 9명 발생했지만 회전교차로 전환 후인 2021년에는 교통사고가 단 1건에 그쳤다.
통행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신호교차로는 교통량 변화에 따라 신호 시간이 연동하지 않아 신호 지체가 발생한다. 특히 늦은 야간과 같은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 경우 불필요한 신호대기로 인한 지체가 일어난다. 회전교차로는 이 같은 신호 지체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도 간단해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신호교차로보다 유지·관리 비용이 적으며, 인접 도로 및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도 회전교차로의 장점이다. 연료 소모 및 배기가스 감소로 인한 환경개선 효과는 덤이다. 교차로 내 원형섬에 식물 및 조형물 설치도 가능해 랜드마크 역할 및 지역 상권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향후 회전교차로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가 대구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에 회전교차로 사업 대상지 발굴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량 수준이 높지 않거나, 교통사고가 잦은 교차로, Y자·T자형 교차로 등이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통행량이 처리량을 넘어서는 곳이거나, 교차로 내 하나 이상의 통로가 편도 3차로 이상인 곳은 사업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규원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교통사고 예방 및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회전교차로 설치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수요조사와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추가 사업 대상지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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