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저출생 극복에 국가, 사회, 가정이 함께 나서야

  • 천윤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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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3 11:18  |  수정 2024-02-14 08:08  |  발행일 2024-02-14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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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윤자 시민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저출생 대책과 출산 지원금에 대한 공약이 눈길을 끈다. 합계출산율 0.7로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 둘만 나아도 다자녀 가구가 되어 버렸으니 당연한 일인 듯하다. 여야 모두 저출생 위기 상황을 지적하며 공약을 발표했다. 국가소멸 우려까지 언급하며 시급히 풀어야할 당면 과제라고 했다.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을 바로 보장하고, 휴직 급여를 60만 원 올리고, 아빠도 한 달 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주겠다고 한다. 또 아이가 아프거나 긴급한 상황에서도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1년에 5일은 유급으로 자녀 돌봄 휴가를 만들겠다고 했다. 시차근무와 단축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육아휴직으로 대체인력을 채용하면 지원금도 160만 원까지 지급하겠다고 한다.


모든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 1억 원 대출을 해주고, 자녀가 둘이면 5천만 원, 3명이면 전액 탕감하겠다고 한다. 2자녀 이상 낳으면 분양 전환의 공공임대 주택을 제공하고, 자녀들이 자산을 만들 수 있도록 아동수당과 자립펀드 등 1인당 최대 1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저출생을 맡을 주무 부처가 필요하다는 데도 여야가 생각을 같이했다. 이런 공약들이 이루어져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면 좋겠다.


청년들이 살기 힘든 세상이다. 취업난에 시달리고 서울에서는 방 한 칸 마련하기도 힘들다. 결혼을 포기하고,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서울엔 둥지가 없고, 지방엔 먹이가 없는데 어떤 정신 나간 새가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겠냐는 말에 공감이 간다.


지난해 추석 무렵 딸이 출산을 했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순산을 했고 육아휴직을 하며 아이를 기르고 있다. 다행히 딸은 육아를 힘들어하면서도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휴직기간이 끝나고 직장으로 복귀하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첫 손자를 얻은 우리 부부도 더없이 기뻤다. 주변에서도 아이가 귀한 세상에 할머니가 된 것을 모두 축하해 주었지만 고생문이 열렸다며 걱정하는 눈치다. 손자 돌보느라 힘들겠다고도 한다. 적당히 선을 그으라고 충고마저 한다. 이기적인 마음이 슬며시 자리하며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본다. 집집마다 너댓은 기본이고 여덟 명이 넘는 형제자매가 한집에서 자랐다. 조부모와 함께 대가족이 사는 집도 많았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손녀를 돌보는 것은 물론 먼저 태어난 언니 오빠가 동생을 돌보기도 했다. 핵가족이 되면서 육아는 부부의 몫이 되었다. 대부분 맞벌이 부부라서 경제적 문제에다 시간적 여유마저 없다. 주변을 살펴보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까운 곳으로 이사해 출퇴근하며 아이를 돌보기도 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하고, 아이 돌봄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그마저 상황이 안 되는 가정이 많아 안타깝다.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국가와 사회와 가정이 함께 노력해서 풀어야 할 문제다.


"딸아, 힘들 때는 구원 요청을 하렴. 도울 수 있을 때 힘을 보탤게."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런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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