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도시의 변화와 '바이털 사인'

  •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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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4 06:59  |  수정 2024-01-24 08:35  |  발행일 2024-01-24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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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도시의 변화를 종종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다. 연말 연초에 공식통계와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보도자료들이 많다. 2024년 갑진년 새해에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전국 17개 시·도의 '2022년 기준 지역별 일·생활 균형 지수'에서 대구시가 10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2023년 계묘년 연초에는 대구지역 교통사고 사망자가 2022년 기준 66명으로 2017년 136명 대비 51.2%(70명) 감소하였다는 다행스러운 소식이 있었다. 아쉬운 점은 대구시의 일·생활 균형의 구체적인 변화를 이해하기 어렵고, 2023년 최근 기준 대구지역 교통사고 통계는 아직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공되는 단편적인 사실과 숫자만 접한다.

지난 연말 통계청의 '2022년 지역소득(잠정)' 자료가 공개됐다. 전국 경제 성적표가 발표된 것이다.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1년째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민들은 31년째 같은 '성적표'보다 '진단표'가 더 궁금하지 않을까? 건강상태를 검사하는 '바이털 사인(vital sign)'이 있다. 우리말로 '활력징후'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생명과 직결되는 체온과 맥박, 호흡, 그리고 혈압의 4가지가 있다. 이를테면 의사가 응급환자의 상태를 보기 위해 '바이털 사인'을 확인하듯이, 지자체는 시민의 안전과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경제, 사회, 환경에 대한 도시의 건강상태를 최대한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시민들도 건강검진을 하듯이 우리의 삶터인 도시의 '활력징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시가 시민들의 삶의 질, 소득·소비, 교육·훈련, 주거·교통 등의 분야를 매년 조사하여 발표하는 '대구사회조사'의 사회지표도 이듬해 6월에야 공표가 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변화 추이를 확인하기는 매우 어렵다.

런던시는 2013년 말 '런던 대시보드(London Dashboard)'를 개설하여 시민들에게 다양한 통계정보를 제공하고, 시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토크 런던(Talk London)'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였다. 대구시도 'D-데이터 허브'와 '대구통계 포털'을 운영하고 있고, '토크 런던'을 참고하여 2019년 말 시민소통 플랫폼인 '토크 대구'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료 활용과 소통 방법에서 극복해야 할 한계점도 존재한다. 지자체가 시민의 삶과 직결된 도시의 '바이털 사인'을 분야별로 언론에 설명하고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가 정기적으로 마련되면 어떨까? 시민들에게 도시의 변화를 알리고,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도시의 변화를 만드는 적극행정의 '활력징후'를 기대해 본다.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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