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복병(伏兵) 포트홀 주의보…"속도 줄이고 노면 잘 살펴야"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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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3 18:43  |  수정 2024-01-24 08:40  |  발행일 2024-01-24
23일 오전 대구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도로서 발생
지름 25㎝·깊이 50㎝크기, 다행히 인명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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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5시16분쯤 대구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한 도로에 포트홀이 발생해 오가는 차들이 다소 불편을 겪었다. 달성군 제공/ 그래픽=장윤아기자

23일 오전 5시16분쯤 대구 달성 다사읍 방천리 한 도로. 오가는 차들이 줄줄이 속도를 줄이고 서행하기 시작했다. 도로 한가운데서 지름 25㎝, 깊이 50㎝ 크기의 원인 미상 '포트홀(도로 파임)'이 생겨 증기가 유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2차 사고에 대비해 경찰을 비롯한 달성군·에너지공기업 관계자 등이 도로를 통제했다. 다행히 인명 및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달성군 등은 대구그린에너지센터에서 염색공단으로 이어지는 고압 증기 수송관이 누수돼 포트홀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 위 지뢰' 포트홀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아스팔트에 빗물이 스며들고 차량 무게가 반복적으로 가중되면서 도로가 움푹 파이는 현상인 포트홀은 특히 겨울철과 장마철에 자주 발생한다. 포트홀에 빗물이 고이면 식별이 쉽지 않아 피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밟고 지나가면서 차량 훼손은 물론 교통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야간 빗길엔 운전자가 더욱 발견하기 어렵다. 설사 포트홀을 발견하더라도 급제동하거나 운전대를 급하게 돌리다 전복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도로 위 지뢰'로 불리는 이유다.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구에서만 2만3천252건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1만237건, 2021년 7천894건, 2022년 5천121건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연간 수 천 건씩 생겨나고 있다. 계절적으론 여름 장마철(7~9월)에 포트홀이 자주 발생했다. 7~9월 기준으로 2020년 2천248건(22%), 2021년 2천85건(26%), 2022년 1천499건(29%)이었다.
포트홀은 고속도로도 예외가 아니다. 일반도로보다 속도를 더 내는 만큼 더욱 위험하다. 2018~2022년 5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행한 포트홀은 총 2만1천504건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천6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북(3천587건), 충북(3천30건), 대구·경북(2천755건), 부산·경남(2천257건), 광주·전남(2천246건), 강원(2천136건), 대전·충남(1천837건) 순이었다. 이 기간 포트홀 발생으로 인해 68억9천500만원의 도로 보수 비용이 들었다. 여기다 피해 배상 비용 명목으로 85억3천700만원이 추가로 발생했다.


제때 보수하지 않으면 빗물이 스며든 균열 때문에 포트홀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집중호우로 도로에 살짝 고인 물웅덩이를 살피지 못한 채 빠른 속도로 포트홀을 지날 경우 타이어에 펑크가 날 수 있다. 지자체나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까지 빈번해 행정력 낭비의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스팔트 함량을 높인 '성능 중심 배합 설계법(수퍼페이브)'을 개발해 아스팔트의 피로 균열과 폭우로 인한 포트홀 등 다양한 도로 포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한편 이날 발생한 포트홀에 대해 달성군 관계자는 "긴급 굴착 허가를 받아 임시 포장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증기가 나오는 곳이 관 파손지점으로 특정할 수 없어 굴착을 통해 정확한 파손 지점을 확인해야 한다"며 "작업은 즉시 가능하지만 굴착 후 파손 부위를 찾는 과정을 감안하면 1~2주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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