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수하르토의 사위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
  • 입력 2024-01-29 07:09  |  수정 2024-01-29 07:10  |  발행일 2024-01-29 제21면

2024012801000855200035241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인도네시아는 오는 2월14일에 대통령선거를 치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72)가 46% 지지를 얻어 우뚝하게 선두를 달린다. 6월에 있을 2차 투표에서 이기면 그는 2억7천만명의 지도자가 된다. 그는 한동안 32년간 독재·도둑정치를 하다 1998년 반정부시위 때 쫓겨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둘째사위였다. 당연히 노년층들은 그에 묻어 있는 수하르토의 반민주주의 그림자를 걱정한다.

프라보워는 육사를 졸업하고 육군중장으로 군을 떠날 때까지 독재정권의 친위대로서 많은 오명과 의혹을 남겼다. 그는 26세 때 동티모르를 침략하여 그곳 부통령에게 치명적인 총상을 입혔으며 1990년대엔 수백 명을 학살하면서 독립운동을 짓밟았다. 당연히 인권문제가 제기되었고 미국은 그에게 입국금지라는 제재를 가했다. 1998년 5월 반정부시위가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자 그는 정예군 사령관으로서 또 대통령의 오른팔로서 반정부 민주인사를 잡아 전기고문을 자행했다. 납치한 13명은 지금까지도 행방불명 상태다. 그 혼란기에 군 통수권과 나아가서는 대통령 자리까지 노렸다. 그러나 수하르토 대통령이 사퇴하자 그도 군에서 쫓겨나 요르단으로 망명하면서 아내와도 결별했다. 인도네시아가 대통령 직선제를 실시하여 민주주의 격식을 갖춘 것은 그때부터다.

그는 대인니운동당을 창당하면서 재기했다. 2014년, 2019년에 대선에 출마하였으나 두 번 다 현 대통령인 조코 위도도 앞에 고배를 마셨다. 2019년 대선에서는 개표에 부정이 있다고 불복하자 지지자들이 시위와 폭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현 대통령은 그에게 국방장관직을 내어 주었고 이번 대선에서는 자기 아들까지 러닝메이트로 붙여 놓았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