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멍, 쉽게 보지 마세요…이유 없이 자주 드는 '멍' 알고 보면 혈액 질환 증상?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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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3  |  수정 2024-02-13 07:52  |  발행일 2024-02-13 제14면
지름 1㎝ 이상 멍 5개 정도 된다면 멍 잘 드는 편에 속해

가족력 영향도 있어…자반증 의심될 경우 혈소판 등 확인

멍 오래 지속될 경우 가까운 병원 방문해 혈액 검사 권유

[전문의에게 듣는다] 멍, 쉽게 보지 마세요…이유 없이 자주 드는 멍 알고 보면 혈액 질환 증상?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수현기자

특별히 어디 부딪힌 기억이 없다. 근데 멍이 자주 든다면 그냥 넘기면 안 된다. 멍이 생각지도 못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멍은 외부 충격에 밖으로 빠져나온 혈관 속 적혈구가 피부 아래에 뭉치면서 발생한다. 피부가 얇을수록 멍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여성이나 노인의 경우 혈관을 보호하는 피부 속 진피층이 약해 멍이 잘 생긴다. 반면 특별한 충격이 없었음에도 특정 질환에 의해 멍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면역계 이상으로 인해 혈관염 혹은 혈액 속 혈소판이 모자라거나 기능에 이상이 생겨 혈액이 정상적으로 응고되지 않으면 쉽게 멍이 발생할 수 있다.

◆가족력 확인 필수

타박상에 의한 멍은 외부에서 가해진 충격 또는 힘으로 혈관 안에 있던 혈액이 혈관 밖으로 유출되면서 피부 피하조직에 쌓여 나타나는 것이다. 생리적인 현상으로 자연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다른 혈액 질환에 의해 혈소판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또는 혈소판의 수가 감소하거나 혈액이 응고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등의 문제들로 인해 멍이 생긴다면 어떤 혈액 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 지름 1㎝ 이상 되는 것이 몸에 다섯 개 정도 이상 있거나 잘 부딪히거나 외상 등의 어떠한 충격이 없는 부위에도 멍이 생긴다면 멍이 잘 드는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멍은 과체중, 창백한 피부, 여성, 노인들에게서 잘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피부층이 다른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약하기 때문이다. 멍이 생겨 병원을 방문하면 과거 병력 또는 가족력을 확인한다. 과거 수술했거나 분만, 발치 등을 했을 때 출혈량이 많았었는지 또는 가족 중에 출혈과 관련된 질환의 유무 확인을 통해 출혈 관련 질환들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크기와 위치 살펴봐야

타박상에 의한 멍의 색은 처음에 보라색을 띠다가 점점 갈색, 녹색, 노란색 순으로 변하게 된다. 혈액에 있던 헤모글로빈이라는 성분이 빌리루빈으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색의 변화가 동반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색의 변화 외에 다른 색깔의 멍이 있다면 몸과 관련된 혈액 질환들을 한번 의심해 볼 수도 있다. 원인은 좀 더 상세한 검사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 폰빌레브란트병과 성염색체의 유전자 결함에 의한 혈우병, 각종 혈액암, 간 질환, 혈액 응고인자이상, 섬유소원이상 등의 질환들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멍의 크기, 개수, 위치에 따라 검사를 더 해봐야 할 멍인지 좀 더 지켜봐도 될 멍인지 어느 정도 구분은 가능하다.

◆다양한 멍 종류

외부적인 충격에 혈관에서 혈액이 유출되고 피하층에 쌓여서 생기는 멍을 타박상에 의한 반상 출혈이라고 한다. 또 훨씬 작은 크기인 대략 한 2㎜ 미만의 평평한 형태의 붉은 반점을 띠는 점상 출혈이 있을 수 있고, 이외에도 점상 출혈이 여러 개의 형태로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자반증이라는 병이 있다. 자반증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혈소판 숫자나 혈액 응고 인자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이상이 있다면 좀 더 추가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혈관에서 혈액 유출이 몸 깊은 부분인 근육이나 후복막 등에서 발생하는 혈종이 있다. 만약 혈종이 발생한다면 양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통증·헤모글로빈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CT나 영상 검사에 의해 확인된다. 65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 나타나는 노인성 자반증은 팔이나 다리 부위에 멍과 같은 형태의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이것은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피하층의 조직이 약해져 쉽게 멍이 드는 형태다. 보통 작은 붉은 반점이 점점 갈색으로 변하면서 없어진다. 약물에 의해서도 멍이 발생할 수 있고 어떤 멍이 다른 특별한 원인이 없이 약물의 복용 시점과 관련성이 있다면 고려될 수 있다. 흔히 통증 조절에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그리고 경우에 따라 정신과 약, 항생제 등도 멍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멍이 약물과 연관이 있다고 고려된다면 약 복용을 중단하고 경과 관찰을 해야 한다. 약의 복용을 중단한 시점을 기준으로 1~2주 정도가 지나도 멍이 특별한 변화가 없이 유지되거나 더 악화된다면 약물에 의한 가능성보다는 다른 원인을 더 찾아봐야 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조기 진단 필요

[전문의에게 듣는다] 멍, 쉽게 보지 마세요…이유 없이 자주 드는 멍 알고 보면 혈액 질환 증상?
대구파티마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상환 과장

멍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멍은 출혈의 결과물이다. 만약 출혈이 망막 안에 발생한다면 시력에 문제를 끼칠 수 있고, 머리 안에서 출혈이 발생한다면 뇌출혈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출혈의 결과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멍이 오래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반드시 가까운 병원에서 기본적인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 처음 멍이 드는 시점은 혈액이 혈관 밖으로 유출되는 것이다. 온찜질을 하게 되면 오히려 멍을 더 악화시킬 수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혈관 수축이 필요해 온찜질보다는 냉찜질이 좋다. 수일이 지나서 멍이 자연적으로 흡수될 때쯤 재흡수나 순환에 도움이 되도록 온찜질을 해주면 멍의 호전에 도움이 된다. 간 손상이 생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간 손상의 부작용으로 혈소판이 떨어지거나 혈액을 응고하는 인자를 합성하는 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런 문제들로 인해 멍이 잘 들 수 있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는 분들이 멍이 잘 생긴다면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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