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응답없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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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9  |  수정 2024-02-29 06:58  |  발행일 2024-02-29 제1면
4년전 추진위 설립됐지만, 논의 지지부진
대구 본적 독립운동유공자 123명
국채보상운동, 대한광복회 등 항일 운동 태동지
독립유공자 206명 순국한 대구형무소도
수년째 응답없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일제가 이른바 '남한폭도대토벌작전'이란 미명으로 체포한 호남 의병장들(1909년 광주감옥)과 옛 대구형무소(중구 삼덕동) 모습을 합성한 사진. (출처=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제공
수년째 응답없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가칭)대구독립운동기념관 조감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제공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이 수년째 답보상태다. 수많은 항일 운동가의 활동 터전이었던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 건립과 독립정신 계승을 위한 대구형무소 복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족 이후 현재까지 사업 진행이 멈춰 있다.


대구는 일제강점기에 전국에서 독립운동이 가장 활발히 전개된 지역이다. 경제 주권 회복을 위한 국채보상운동이 본격화한 곳이며, 국내외 독립운동의 근간으로 평가받는 대한광복회는 1915년 대구 달성공원에서 조직됐다.


구한말 최초 의병장인 문석봉 지사를 비롯해 민족시인 이육사·이상화 등 대구에서 배출한 독립운동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대구에 본적을 둔 독립운동유공자는 123명으로, 부산(82명)·인천(24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사업은 좀처럼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인수위원회 110대 국정과제에 채택됐지만 최종안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2020년 지역 원로와 주요 인사들이 모여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었으나, 현재까지 부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

 

독립지사 우재룡 선생의 장남인 우대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대표가 팔공산 기슭 사유지 4만7천516㎡를 기념관 부지로 내놨지만, 접근성 등의 문제로 무산됐다.


독립 유공 서훈 지사 216명이 순국한 대구형무소를 복원하는 사업도 독립정신 계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대구 중구 삼덕교회 자리에 있었던 대구형무소는 당시 평양형무소, 서울 서대문형무소와 함께 전국 3대 형무소였다. 이곳에서 영남은 물론, 충청과 호남권 등 전국 각지의 수많은 독립지사들이 수감돼 고문을 당했고, 순국했다. 이들을 기리는 공간 복원은 전국 독립운동가 유족의 숙원 사업이다.


한편, 대구시는 독립운동과 6·25전쟁, 산업화 등을 포함한 '구국운동기념관' 설립으로 방향을 틀어 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업비 확보에서 독립운동기념관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김능진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 공동위원장은 "추진위 설립 당시 정부에서 관심이 많았지만, 사업비 등의 문제로 논의가 나아가지 못해 아쉽다"며 "독립운동을 정신을 계승하고, 미래세대 교육을 위해서라도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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