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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우산을 쓴 채 대구 중구 김광석길을 걸어가고 있다. <영남일보 DB> |
지난 겨울 대구경북지역에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해수면 온도 때문에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강수일수,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구에서 비가 내린 강수일수가 30일이었다. 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일수다. 종전 기록은 1997년(25일)과 1988년(22일)이다.
기상청은 하루 강수량이 0.1㎜ 이상이면 강수일수로 기록한다. 지난달 대구 강수일수는 13일이었다. 2월달 일수가 29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틀에 하루꼴로 겨울비가 내린 셈이다.
경북지역도 지난 겨울 비가 내린 날이 유독 많았다. 강수일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포항·문경·구미였다. 이들 도시는 각각 30일을 기록했다.
비 내린 날이 잦았던 만큼 대구의 겨울 강수량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같은 기간 관측된 대구의 강수량은 168.0㎜로, 1988년(208.3㎜) 이후 가장 많았다.
대구와 경북지역 11개 관측 지점 평균 강수량은 평년의 약 3배에 달했다. 관측 지점 평균 강수량은 209㎜로, 평년(73.82㎜)의 2.83배를 기록했다. 겨우내 대구경북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온 곳은 울진으로 287.7㎜의 강수량을 찍었다.
지난겨울 대구경북은 유독 포근한 날씨도 보였다. 대구경북 지역 평균 기온은 2.4℃로 평년(0.7℃)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14일에는 대구 낮 최고기온이 19℃를 기록하기도 했다. 평년 평균 최고기온(9℃)보다 10℃ 높은 기온이다.
많은 강수량과 포근한 기온을 보인 것은 '해수면 온도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남영 경북대 교수(지리학과)는 "겨울이 되면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는 고기압이 올핸 남쪽의 따뜻한 환경 때문에 내려오지 못했다. 북쪽에 머문 고기압은 동풍을 일으키는데 강원·경상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동풍이 불면 눈과 비가 내린다"며 "따뜻한 바다로 인해 대기 중에 많이 분포된 수증기가 눈, 비로 환산된 것도 높은 강수량과 강수일수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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