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한현정 작가 장편동화 '대가야의 달빛소녀' 북토크

  • 진정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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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6 10:48  |  수정 2024-03-27 08:39  |  발행일 2024-03-27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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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학이사' 주최로 열린 북토크에서 한현정 동화작가가 '대가야의 달빛소녀'를 집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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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 동화작가가 첫 번째 장편동화 '대가야의 달빛소녀'를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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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가 끝난 뒤 '저자와의 만남' 시간에 한현정 동화작가의 사인을 받기 위해 독자들이 줄을 서있다.

지난 22일 장편동화 '대가야의 달빛소녀'를 출간한 한현정 작가의 북토크가 있었다. 이날 오후 몬스터즈크래프트비어(대구 중구 종로)에서 도서출판 학이사의 주관으로 열린 행사는 성황을 이뤘다. '지역출판 70주년 기념 금요북토크'에 한현정 동화작가가 선정된 것이다. 지난해 말 출간된 '대가야의 달빛소녀'는 한현정 작가의 첫 번째 장편동화다. 그는 이전에 '고자질쟁이 웃음' '후비적 후비적' 등 동시집을 펴낸 바 있다.

'대가야의 달빛소녀'는 12살 소녀 '달이'를 통해 대가야국의 순장이라는 장례문화로 희생될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가치관의 충돌을 다뤘다. 순장제도, 신라와의 결혼동맹, 이뇌왕, 우륵 등의 역사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풀어냈다.

작가는 대가야의 도읍지인 고령에서 태어났다. 친구들과 뛰어 놀던 곳도, 학교를 다닌 곳도 고령이다. 2000년대 초 지산리 44호 고분의 유물이 전시돼 있는 순장박물관을 관람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전시물에는 8세 정도로 추정되는 소녀들의 매장 모습이 포함돼 있었다. 그때 저 어린아이의 죽음에 대해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녀의 죽음이 의미 없는 죽음이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것이다. 그 다짐은 책의 마지막에 "제 목숨은 죽은 임금님의 것이 아니에요. 제 삶은 온전히 제 것입니다"라고 외치는 주인공 달이에 의해 15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부활했다.

동화책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백제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대가야는 신라와 결혼동맹을 맺는다. 그때 신라에서 왕비의 시녀로 따라온 '모단'은 대가야의 시조인 정견모주의 정령을 받아들여 신녀가 된다. 두 나라의 화합의 존재로서 모단을 등장시켰다. 모단은 달이의 어머니인데 끝내 두 나라의 불화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이는 두 나라의 결혼동맹이 깨어졌음을 의미한다. 달이는 그 역사적 틈바구니 속에서 무고하게 순장 당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작품 전반에 위로와 응원의 아이콘으로 '우륵'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켰다. 우륵은 가야금을 제작하고 연주한 대표적인 대가야 인물이다. 동화 전반에 청명하면서도 애절한 가야금의 선율이 울려퍼지는 듯한 청각적인 효과를 노렸다고 한다.

이 책을 구상하고 집필한 것은 3년 전부터다. 지난해 초 작가가 작품을 탈고해 출판사에 원고를 넘겼고 2023년 대구지역 출판우수컨텐츠에 선정돼 '학이사어린이'에서 출판됐다.

작가는 "가야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이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훌륭하고 찬란한 문화유산도 있지만 순장이라는 비인간적인 장례풍습도 있었다. 순장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이 어떻게 유린됐는지 직시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두 번째 장편동화 '복을 그리는 아이'(시공주니어)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역사동화 뿐만 아니라 SF, 환경, 어린이의 현실을 그린 동화로도 독자와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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