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빠르면 26일 의료계 관계자 만나 의료개혁방안 협의할 듯

  • 강승규
  • |
  • 입력 2024-03-25 19:03  |  수정 2024-03-25 19:11  |  발행일 2024-03-26 제2면
총리실, 수도권 병원 등돠 접촉 중
극적 타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2024032501000833600034931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들이 25일 휴학계 수리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날 대구 한 의과대학 실습실이 비어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한덕수 국무총리가 빠르면 26일 의료계 관계자들을 만나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 개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책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즉각 의료계와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르면 26일, 늦어도 이번 주 중에 대화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26일 예정됐던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시행을 잠정 보류한 채 의료계와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한 총리와 주례회동에서 "의료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와 더욱 긴밀히 소통해달라"고 전날에 이어 거듭 내각에 지시했다.

정부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대화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총리실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을 비롯해 이른바 '빅5' 병원 등 모든 관련 단체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의정 대화의 구체적인 방식과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국립대병원이면서 비교적 정부와 대화에 긍정적인 서울대병원 측을 주축으로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의정 대화 협의체가 가동되면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유예 또는 백지화, 의대 증원에 따른 의료계 지원책 등 구체적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연한 처리 방안으로 면허정지 시점 유예, 정지 개월 수 단축, 정지 처분 철회 등 여러 옵션이 있을 수 있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의료계와의 논의 결과에 따라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칙론'을 고수하던 윤 대통령이 의료계를 향해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을 한 차례 더 손짓했지만 의정이 실제로 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이날 "입학정원 2천 명 증원은 현재 의대에서 교육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정도 수준이어서 수용할 수가 없다"며 "올바른 수련과 적절한 수련을 받을 기회가 박탈되는 상황은 협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숫자가 조정된다면 증원 자체에 대해서는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의대 교육 여건이나 의사 수 추계가 어느 정도 증명되는 상황에서 숫자가 발표되는 게 합당한 절차이며, 그래서 증원에 대한 백지화를 얘기하는 것"이라며 "백지화가 '0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학적 사실과 정확한 추계, 현재 교육 및 수련 여건에 기반한 결과가 나오면 누구나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정부와 의사들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극적 타협'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로선 국민의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에도 사태 장기화는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의대 증원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가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함께 올랐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에서 알 수 있듯 사태의 장기화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도 조금씩 쌓여가고 있다. 4월 총선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고, 총선 이후 정국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의사들로서는 환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됐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듯 국민적 지지를 얻는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을 계속 외면하고 이탈 전공의만 지지할 경우 '의사 기득권'에 대한 비난 여론은 갈수록 커질 수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