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보국' 도약할 포항...2030년 양극재 매출 70조 노린다

  • 전준혁
  • |
  • 입력 2024-03-31 20:50  |  수정 2024-04-01 07:56  |  발행일 2024-04-01 제10면
<상>2차전지 특화단지 품은 포항
전기차 시장 성장세 발맞춰
배터리 산업 앞세워 다변화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 성과
양극재 연산 100만톤 비롯해
현 철강산단 매출 2배 도전
2024032701000908800038191
포항시가 지난해 개최한 '2050 전지보국 대시민 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이강덕
이강덕 포항시장이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 2차전지종합관리센터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2차전지 변동성이 국내외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모습이다. 시는 제철보국에 이은 전지보국을 선언하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2차전지 허브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은 어촌마을에서 1968년 포스코가 자리 잡으면서 세계적 산업도시로 성장한 저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차전지 특화단지, 배터리 혁신특구, 대규모 기업투자 등 지금의 포항이 있기까지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상·중·하로 나눠 다뤄본다. 상편으로 '2차전지 특화단지를 품은 포항'을 소개한다.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산업 낙점
포항이 2차전지를 상징하는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수년간에 걸친 노력이 뒷받침됐다. 일찌감치 포항시는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는 '2차전지(배터리)'를 미래 포항을 먹여 살릴 신산업으로 낙점했다. 전 세계의 화두인 '탄소 중립' 흐름에 발맞춘 에너지 대전환에 대비해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예상은 전기차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증명되고 있다. 관련 업계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이 되면 4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오랜 시간 2차전지 밸류체인 완성을 위해 노력한 시는 2019년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으며, 4년 연속 우수 특구로 선정되는 성과도 창출했다. 2차전지 산업 육성 조례를 마련하고 전담조직인 '배터리첨단산업과'도 신설했다. 이 모두가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2019년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은 포항의 노력이 첫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 의미가 깊다.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시작으로 포항시는 미래 신산업 육성과 대규모 기업 투자의 괄목할 성과를 거두며 배터리 산업을 앞세워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포항 배터리특구는 전국 32개 특구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4년 연속 우수 특구로 지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이 지역경제 성장과 지역 균형 발전을 선도하고 일자리 창출을 견인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둔 우수사례로 인정받은 것이다.


◇대규모 투자 유치
대규모 투자유치도 잇따랐다. 시는 배터리 관련 R&D 및 인프라 구축과 규제 개선 등의 기반이 된 특구 지정에 힘입어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앵커 기업을 필두로 중소 전후방 기업들로부터 오는 2027년까지 약 14조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더불어 1천억 원 규모의 국가사업도 유치했다. 환경부의 자원순환 클러스터(488억 원)와 인라인 자동평가센터(310억 원), 산업부의 스마트특성화사업:리튬인산철 상용화 기반 구축 (94억 원), 과기부의 지역혁신 메가프로젝트(75억 원) 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2차전지 국제 컨퍼런스'를 2020년부터 해마다 개최하며 기업, 학계 전문가, 학생, 시민 등의 토론 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2차전지 특화단지도 포항에 날개를 달아줬다. 포항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 1천144만㎡ 일원이 '2차전지 양극재 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며 배터리 핵심소재 양극재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대대적이고 다양한 정책 지원이 주어진다. 주요 지원 사항은 △산단 입지·인프라 확보 △세제혜택 △R&D 및 글로벌 사업화 촉진 등이다. 세부적으로는 용수·도로 등 핵심 시설 구축과 인허가가 신속하게 처리되고, 2차전지 기업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최대 35%)과 용적률 1.4배 상향에 따른 부지 활용도 증대, 정부 R&D 예산 우선반영 및 인력양성 지원 등 다양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2030년 양극재 생산 100만t 달성
특화단지 선정을 바탕으로 시는 오는 2030년까지 양극재 연산 100만t, 매출 70조 원, 고용 1만5천 명 달성으로 글로벌 2차전지 소재 메가 클러스터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연산 100만t은 세계 양극재 수요량 605만t의 16.5%나 되는 규모이며, 매출 70조 원은 현재 포항철강산단 매출액이 35조 원의 2배 규모다. 시는 2차전지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포항시 자체의 격을 높인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연구개발, 테스트베드, 인력양성에도 힘을 쏟고 정주 여건도 개선해 포항을 살고 싶은 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강 산업으로 지난 50년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어왔던 포항이 이제 미래 배터리 산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해 가며 세계적인 배터리 허브도시로 우뚝 서고 있다"면서 "제철보국에 이은 '전지보국'으로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전준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