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 늘어…'번아웃' 병원에 단비 될까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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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1 15:07  |  수정 2024-04-21 15:21  |  발행일 2024-04-22 제6면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 55.6%
대구지역도 상당수가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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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각 대학이 의대 증원 인원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 모집을 하도록 허용했지만 의료계는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면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의정 갈등이 계속되면서 전공의 복귀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21일 대구 한 대학병원 환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최대 절반까지 대학 자율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한 가운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펠로)가 병원에 복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태 초기 30%에 머물던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이 50%를 넘어 6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사태 장기화로 병원에 남은 의료진에 직면한 '번아웃(탈진)' 상황에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인다.

21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계약 대상 전임의 중 55.6%가 계약을 완료했다. 수도권 대형병원인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만 놓고 보면 계약률이 57.9%로 100개 수련병원 평균보다 더 높다.

빅5를 포함한 수련병원들이 전임의 정원(TO) 10명 중 5~6명은 확보한 셈이다. 대구권 수련병원인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의 전임의 상당수도 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수련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인원은 공개할 수 없지만, 조금씩 돌아오는 분위기"라며 "그렇지만, 더 늘어날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B 수련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타 병원보다 계약률이 다소 저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도 "병원으로 계약에 대한 전화 문의는 드문드문 있다"고 설명했다.

전임의는 전공의 4년을 마치고 전문의 면허를 취득한 다음 병원에서 세부 진료 과목에 대해 추가적인 공부를 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 펠로 또는 임상강사로 불린다. 앞서 전임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병원을 이탈했던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하며 함께 병원을 떠났다.

하지만, 의료 공백 장기화에 부담을 느끼면서 일부 전임의들이 병원에 복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복무가 끝나는 공중보건의(공보의)와 군의관들도 일부 병원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의 복귀 배경에는 의대 교수 증원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현재 1천200명 안팎 수준의 국립대 의대 교수를 1천명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임의의 복귀 움직임에 전공의들이 함께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전공의들은 '의대 2천명 증원 원점 재검토'를 복귀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정부가 지난 19일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대학의 자율적 모집을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정부 발표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의협 비대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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