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3]스마트팜 선도도시

  • 이제상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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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8  |  수정 2024-05-28 07:48  |  발행일 2024-05-28 제20면
전국 최대 '스마트팜혁신밸리' 대한민국 미래농업 이끈다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3]스마트팜 선도도시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토마토를 키우고 있는 강태영씨는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청년창업보육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전문 청년농으로 성공했다.


상주시가 미래농업을 이끄는 스마트팜(Smart Farm)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비닐하우스·유리온실·축사 등에 IoT, 빅데이터·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접목하여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격으로 적정하게 유지·관리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1천738억원을 투자하여 조성된 상주시 사벌국면 42.7㏊에 위치한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첨단 농산업단지다. 전국 4개 스마트팜 혁신밸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농업과 관련한 교육, 임대 경영, 창농, 주거까지 원스톱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어 미래 농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무대가 되고 있다.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는 농업 기술 발전에서 나아가 젊은 농업 인재 양성, 해외 교류 확대, 문화거리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미래 농업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상주시는 이러한 스마트팜혁신밸리의 성공을 발판으로 스마트팜 선도 도시로서 한국 농업의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1738억 들여 사벌국면에 42.7㏊ 조성
청년창업보육센터 매년 52명씩 선발
교육·임대경영·창농 등 원스톱 지원
실증단지·빅데이터센터도 중요 역할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3]스마트팜 선도도시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전시관.

◆청년창업보육센터…인재혁신 핵심 모델로 주목받아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가 주목받는 것은 청년창업보육센터에서 길러낸 교육생들이 창농을 통해 농업 혁신 인재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20개월의 교육 기간을 거쳐 농촌에 정착하고 스마트농업을 통해 농가 소득 증대에 앞장서도록 지원하는 청년창업보육센터는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의 핵심 거점이다.

강태영(31)씨는 농사를 전혀 모르던 도서관 사서였다. 그는 지난해 4월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청년창업보육센터에 입소해 20개월간 교육을 받았다. 이곳에서 기본적인 농사 기술은 물론 분석 소프트웨어, 스마트기기와 연계된 스마트팜 기술까지 익힌 강씨는 이제 전문 청년농으로 변신했다.

강씨는 임대형 스마트팜 C동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는 청년보육생에게 농사지을 공간을 저렴하게 임대하는데, 3년 동안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는 교육 실습에서부터 임대 경영, 창농, 주거까지 원스톱 지원을 해준다. 농업 기술을 배우고, 스마트팜을 빌려 운영해보고, 창농을 해 사업화를 꾀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거주할 수 있는 안전하고 저렴한 집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강씨는 교육과 실습을 통해 익힌 토마토 재배 기술로 연간 2억5천만원, 많게는 3억5천만원까지 수익을 올리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에서 자신의 미래를 보았다고 했다. 강씨는 "앞으로 토마토 1㎏당 생산 원가를 절반 이하로 내려 네덜란드와 같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임대형 스마트팜 B동에서 2년째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사은제(44)씨 역시 농사도 IT 기술에도 문외한인 사람이었다. 그는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청년창업보육센터에서의 구체적인 교육과 실습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보육센터를 수료하고 나니 딸기 재배기술뿐만 아니라 딸기의 최적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날씨와 온도 차, 습도, 햇볕 양, 이산화탄소 등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어장치를 구동시키는 환경제어기술도 익히게 됐다"고 했다.

청년창업보육센터에서 매년 52명씩 선발된 청년들은 농촌에 정착하고, 스마트농업을 통해 농가 소득 증대에 앞장서면서 창농 성공 사례를 확산, 청년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주요 작물은 딸기, 토마토, 오이, 멜론 4가지다.

수료생들 가운데 창농한 사람은 2기에서는 29%(11명)에 불과했으나 3기 52%(20명), 4기 72%(31명), 5기 81%(38명)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창농 청년의 49%가 상주에, 78%가 경북에 정착했다. 창농 성공사례가 확산하면서 청년창업보육센터 교육에 지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지난해 6기는 3.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청년창업보육센터를 수료하고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한 청년농의 소득도 높다. 이들 청년농의 농가 소득은 평균 6천320만원으로 임금 근로 청년의 중위 소득에 비해 1.7~2.7배 높다. 오이·토마토 등을 스마트팜으로 재배할 경우 관행농보다 생산량이 1.6~2.5배 늘고 소득 또한 2~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업과 스마트팜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청년창업보육센터는 6월20일까지 제7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전공과 관계없이 스마트팜 영농기술을 배우려는 만 39세 이하 청년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20개월간 교육비는 국비로 무료 지원해준다. 교육과정 수료 시 우수자에 한해 스마트팜혁신밸리 내 임대형 스마트팜 입주, 농업종합자금 대출 신청자격, 청년후계농 선발 시 가점 등의 특전도 부여한다.

◆실증단지서 사업화 촉진으로 스마트 농업 기업육성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에 있는 실증단지는 첨단 농업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여 실제 효과를 검증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공간이다. 2021년 조성된 이후 다양한 농업 분야에서 실증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스마트팜 제품과 기술의 품질을 향상시켜 사업화를 촉진하고 있다. 실증대상은 시설재, 기계장치, 농업로봇, 병해충 진단 솔루션 등이다. 현재 16개의 기업이 입주한 상태다.

농업기술 스타트업 아이오크롭스는 작물생육 예찰로봇인 '헤르마이(HERMAI)'를 테스트하고 데이터 수집 및 기존 제품 고도화를 추진했으며, <주>경농은 스마트팜 솔루션 '시그닛(SIGNIT)'이 자체 개발한 양액기 제품을 실증했다. <주>랑데뷰는 운반 및 방제용 로봇 '파밀리(FAMILY)'를, <주>에스엔솔루션즈는 농작물 자동수확 로봇 '로봉이'를 각각 현장에서 테스트하고, 휴미템은 딸기 온실에 정밀공조시스템을 적용하는 실험을 했다.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에는 교육생 및 입주기업 등을 위한 별도의 지원센터도 있다. 지원센터는 스마트팜 R&D 지원과 데이터 기반 영농환경조성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센터는 혁신 밸리의 데이터를 융합하여 성과를 발굴·확산해 스마트팜 빅데이터의 핵심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농가를 지원함은 물론, 기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3]스마트팜 선도도시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토마토를 키우고 있는 강태영씨가 지열히터펌프제어실을 둘러보고 있다.
[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3]스마트팜 선도도시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첨단 농산업단지다. 전국 4개 스마트팜 혁신밸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농업과 관련한 교육, 임대 경영, 창농, 주거까지 원스톱 지원 체계를 갖췄다.

◆교육·실습부터 창농·주거까지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청년창업보육센터가 교육과 실습을 담당하는 시설이라면 임대형 스마트팜은 스마트팜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적인 농업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첨단 농업 시설과 전문 지원 시스템을 갖춘 임대형 스마트팜은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내 가장 큰 규모의 시설이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온실 규모만 12.07㏊에 이른다. 5.75㏊는 청년을 위한 임대형 스마트팜 3개 동이며, 나머지 6.32㏊는 기존 농업인에게 임대 예정으로 추진 중이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온실과 히트펌프, 양액시스템, 지열펌프, 축열조, 폐양액 회수 저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임대 기간은 기본 3년이다.

현재 조성 중인 기존 농업인용 임대형 스마트팜은 상주시에 거주하는 농업인들에게 제공, 스마트팜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부지 8.63㏊에 총사업비 336억원을 들여 철골형 비닐온실을 조성해 14개 팀 42명에게 임대할 계획이다. 1단지는 연말에, 2단지는 내년 5월에 준공 예정이다.

또 혁신밸리 내 규모 1.0㏊에 온실카페, 농산물판매장, 체력단련장, 다목적홀, 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문화거리도 오는 8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의 성공적인 혁신 모델이 알려지면서 미래 농업에 관심 있는 국내외 다양한 기관·단체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이곳을 방문하거나 견학한 인원만 5천여 명에 이르며 2024년 현재까지 72개 단체 1천200여 명이 방문했다. 2022년에는 타지키스탄, 몽골, 베트남, 필리핀 등 5개국,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스리랑카 등 17개국, 2024년 미국, 일본, 호주, 부탄 등 5개국의 고위공무원 및 관계자들이 방문하여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가 대한민국 농업혁신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이제상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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