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세 가지 특별함이 있는 현풍향교

  • 송은석 시민기자
  • |
  • 입력 2024-06-12  |  수정 2024-06-12 08:50  |  발행일 2024-06-12 제24면
[동네뉴스] 세 가지 특별함이 있는 현풍향교
현풍향교 대성전. 기단부에 연꽃이 새겨진 두 개의 배례석이 보인다.

'금화사는 옛터만 남아 있다. 주춧돌, 섬돌, 탑돌들이 기교한데 버려져 있다. 뒤에 향교, 서원, 관사의 계단과 주춧돌이 모두 이 절터의 돌이라고 한다.'

1871년, 1899년 발간된 '현풍현(군)읍지'의 금화사(金化寺)에 대한 설명 중 일부다. 금화사는 달성군 현풍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ST) 축구장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옛 사찰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34개 향교가 있다. 이중 향교건축이란 측면에서 매우 독특한 향교가 현풍향교다. 현풍향교에는 세 가지 특별함이 있다. 첫째는 건축에 사용된 석재 대부분이 사찰 석재를 가져다 썼다는 점이다. 특히 공자를 비롯한 유교 성현을 모신 현풍향교 대성전 기단이 대표적이다. 기단은 건물 아래에 돌로 쌓은 구조물이다.

현풍향교 대성전 기단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 개의 배례석과 두 개의 안상석(眼象石)이다. 배례석은 가로, 세로 길이가 약 150㎝, 70㎝이며, 중앙에 새긴 연꽃 문양 지름도 40㎝가 넘는다. 안상석은 석탑 하단부에 사용되는 석재인데 크기가 배례석보다 더 크다. 더 놀라운 것은 배례석, 안상석 외 기단부에 사용된 석재 대부분이 석탑 부재라는 점이다.

[동네뉴스] 세 가지 특별함이 있는 현풍향교
연꽃 문양이 새겨진 현풍향교 대성전 초석.


이뿐만이 아니다. 대성전 기둥을 받치는 초석 역시 연꽃이 조각된 사찰 법당 초석이다. 이외에도 현풍향교 곳곳에서 사찰 석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교석조유물 연구가 임병기씨는 현풍향교 대성전 기단부 배례석을 국내에서 가장 큰 배례석 중 하나로 평가했다. 또 기단부에 남아 있는 석탑 부재로 볼 때 상당히 큰 석탑을 해체한 것으로 보았다.

두 번째 특별함은 대성전에 모셔진 성현들의 위패 봉안 방식이다. 1949년 이후 전국 모든 향교는 우리나라와 중국 성현의 위패를 대성전에 봉안하고 있다. 하지만 현풍향교는 지금도 조선시대 방식을 지킨다. 중국 성현은 정전인 대성전, 우리나라 성현은 아래채에 해당하는 동무·서무에 봉안했다.

세 번째는 명륜당 현판이다. 우리나라 향교 명륜당 현판은 글씨체가 하나같이 같다. 남송시대 성리학자 주자의 글씨를 모각해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풍향교 명륜당 현판은 주자의 글씨가 아닌 퇴계 이황, 석봉 한호의 글씨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