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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집단휴진을 예고하자 정부가 의협의 주축인 개원의들에 대해 진료명령과 휴진신고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대구 한 대학병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영남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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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집단휴진을 예고하자 정부가 의협의 주축인 개원의들에 대해 진료명령과 휴진신고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대구 한 대학병원 환자 보호자가 의자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영남일보 DB> |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전면 휴진이 임박하면서, 의료계 내부의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개원의들에게 진료 명령을 내리고,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환자단체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강력히 비판하며,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의대 교수, '의협 전면 휴진'에 가세할 듯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의교협은 12일 정기총회를 열고 '전체 휴진' 여부를 결정한다. 의대 교수도 의협 회원인 만큼, 의협 결정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현재 학교별로 휴진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아마 18일 하루 휴진하겠다고 한 의협의 결정과 다르지 않은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대 교수단체로 전국 20개 의대 교수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전의비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은 의협 회원이니까 당연히 휴진과 18일 총궐기대회에 참가할 것"이라며 "다만 휴진 일은 학교마다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개원의에 '진료 명령'
정부는 1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결과에 따라 의료법에 근거해 개원의에 대한 진료 명령과 휴진 신고 명령을 발령했다.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최소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각 시도는 관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예고일인 18일에 휴진 없이 진료를 실시하라는 진료 명령을 내린다. 당일 휴진하려는 의료기관은 오는 13일까지 신고해야 한다.
정부는 또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있는 의협을 상대로 공정거래법(독점경쟁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에도 착수한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거나, 각 사업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런 금지행위를 할 경우 사업자단체(의사단체)는 10억 원 이내 과징금을 물고, 단체장 등 개인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환자단체 "집단휴진, 무도한 처사"
환자단체는 '절망적' '참담함' 등의 표현을 쓰며 "무도한 처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넉 달 간의 의료공백 기간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해왔던 환자들에게 휴진 결의는 절망적인 소식"이라며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이 철회돼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은 휴진 결의 발표로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의료계가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불법 행동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었다"며 "의사집단의 끊이지 않는 불법 행동에 대해 공정위 고발 및 환자피해 제보센터 개설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실련은 "정부가 의정 대치 국면을 수습하고 의료개혁의 속도를 내려는 시점에 가장 먼저 반기를 든 상대가 공공의료의 최상위 정점에서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국립대 교수라는 점에서 실망과 분노가 크다"며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의사의 불법 진료 거부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대병원은 '정상 진료로 가닥'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 서울대병원에 이어 의협까지 집단휴진을 예고하는 등 의·정 갈등이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지만, 경북대병원은 단체행동을 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17일부터 예정된 서울대병원 외래진료·정규수술 중단에 동참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내부에선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이날 밝혔다.
지역 사립 대학병원도 아직까진 큰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정상 진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교수들도 병원 경영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