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무섭다"…경기도 전지 공장 화재에 '리튬' 공포 확산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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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7  |  수정 2024-06-26 20:44  |  발행일 2024-06-27 제1면
최근 경기도 화성에 한 리튬전지 공장에서 대규모 화재 발생

리튬 관련 화재·폭발 등 안전사고 속수무책. 사고 위험 무방비 노출 우려

최근 전기차 보급 늘고, 충전시설도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포비아’로 번져
전기차도 무섭다…경기도 전지 공장 화재에 리튬 공포 확산
대구 달성군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가 불에 타 전소돼 있다. 영남일보DB

최근 경기도 화성의 한 리튬전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로 '리튬 배터리 공포'가 사회 곳곳에 퍼지고 있다. 리튬 관련 화재 시 '열 폭발'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을 뿐 만 아니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우려의 불똥이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로까지 튀었다.

2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역 전기차 보급 대수(누계)는 2019년 1만1천612대에서 지난해 말 3만1천773대로 5년간 2.73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시설(누계)도 같은 기간 1천918기에서 1만4천843기로 7.73배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5월 누적 기준 전기차 보급 대수는 3만3천372대이며, 전기차 충전시설은 1만7천253기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충전 인프라 성장 가도 속에서 화재·폭발 등 안전사고 위험은 여전히 상존한다. 최근 4년간(2020~2023년) 대구지역 전기차 화재 사고 발생 건수는 모두 12건이었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재점화 가능성이 커 초기대응 등 화재 진압이 어렵고 2차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화재 유형보다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전기차 화재 요인은 리튬 배터리 '열 폭주' 현상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리튬 배터리의 분리막이 손상되면서 연쇄 폭발을 일으키고, 리튬이 물과 접촉 시 격렬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화재 진압에도 애를 먹는다.

전기차 충전시설이 주로 공동주택 지하 주차장에서 위치한 것도 화재 위험성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하 주차장은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 환기율이 낮고, 차량 밀집도가 높아 전기차 충전기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5월 달성군에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세워진 전기차에서 불이나 2시간 20여 분만에 꺼졌으며, 불은 옆 차량으로 옮겨붙어 차량 3대가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20년에도 달성군에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차량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사회 곳곳에서는 전기차 화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충전시설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기는 등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대구시의회 황순자 의원은 지자체장이 전기차 충전시설의 설치 장소 결정과 소방시설 설치에 대해 권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발의했다. 경북도의회 이우청 의원도 전기차 화재와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충전 시설과 전용주차구역을 지상에 설치하고, 불꽃 감시 센서 등 안전시설 설치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안을 내놨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교수(소방안전관리학과)는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경우 리튬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에다 소방차 진입마저 여의치 않아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라며 충전시설 지상화에 힘을 실었다.

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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