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광주 5·18의 또다른 이야기 '송암동'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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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0  |  수정 2024-07-10 08:31  |  발행일 2024-07-10 제24면
군부대간 교전 후 민간인 학살 실화 다룬 영화

감독 "잘 알지 못했던 사실, 우리 역사의 열쇠"
[동네뉴스] 광주 5·18의 또다른 이야기 송암동
지난 4일 독립영화 전용관 대구 오오극장에서 영화 '송암동'의 대구 상영회가 진행됐다. <민주시민교육공동체 모D 제공>

지난 4일 저녁 독립영화 전용관 대구 오오극장에서 영화 '송암동'의 대구 상영회가 열렸다. 이번 상영회는 민주시민교육공동체 모D가 기획해 시민 40여명이 관람했다. 영화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도 진행됐다.

영화 '송암동'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송암동 일대에서 11공수여단과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 교도대 병력의 오인 교전으로 인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다.

당시 공수부대 장교였던 한 제보자의 기억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송암동 인근에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던 전교사 소속 계엄군들이 공수부대 행렬을 시민군으로 오인해 대전차 기관포 등으로 40분간 집중사격을 가해 공수부대원 9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친 사건을 소재로 했다. 아군끼리의 교전으로 피해를 본 공수부대 지휘부는 극도의 분노로 인근 주민들을 학살한다. 40년 후, 한 공수부대 장교 출신 제보자가 당시에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추가로 제보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이 영화는 총제작비 2억 원으로 닷새 만에 모든 촬영을 마쳤다. 극의 주요 무대인 강변은 실제 일어났던 장소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으며, 제작진과 연기자 모두가 온 정성을 쏟았다. 이조훈 감독은 영화 제작 이유에 대해 "아프고 무거운 내용이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여러 겹으로 쌓인 우리 역사의 열쇠일 수 있다"고 전했다.

2014년부터 다큐 영화를 제작해온 이 감독은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을 개봉해 역사와 현실 속 진실을 전달하는 저널리스트 영화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 5·18기념재단에서 '5·18언론상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영화를 본 시민들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죽음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행사를 기획한 김채원 민주시민교육공동체 모D 국장은 "이 영화를 통해 국가권력에 의해 은폐된 역사적 사실을 밝히는 일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시민들이 해야 할 과제를 생각해 본다"고 전했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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