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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팔공산 부인사 내 정밀발굴조사 지역. 동구청 제공 |
대구 동구 팔공산 부인사 옛터에서 국내 최초 대장경인 '고려 초조대장경'의 봉안처임을 증명하는 유물이 출토돼 화제다.
동구는 부인사지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최근 대한불교조계종 부인사, 세종문화재연구원 등과 실시한 정밀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부인사(符仁寺□)' 이름이 새겨진 기와를 발굴했다고 19일 밝혔다.
부인사는 창건 당시인 통일신라시대(夫人寺)를 비롯해 고려시대(夫人寺·符仁寺), 조선시대(夫人寺·夫仁寺) 등 시기별 명칭이 문헌마다 달리 기록돼 있는데, 1989년부터 지금까지 총 9차례에 걸친 발굴조사에서 '符仁寺□'명 기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符仁寺□'명 기와 발굴은 고려시대 문장가 이규보가 지은 '동국이상국집'에 명시된 문헌상 기록을 뒷받침할 실제 근거자료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국이상국집에는 "이런 것으로 말미암아 (몽골군)이 경유하는 곳에는 불상과 불전이 모두 불타 사라졌다. 이에 부인사(符仁寺)에 소장된 대장경 판본도 또한 남지 않게 되었다"라며, 부인사가 1232년(고종 19) 몽골 침입 시 소실된 초조대장경판 봉안처임을 나타내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발굴조사를 담당한 김창억 세종문화재연구원장은 "우리 역사상 최초로 발굴된 '符仁寺□'명 기와는 고려시대 문헌자료에 기록된 내용과 부합하는 실존 자료"라며 "사료와 고고 유물 간의 혼돈을 종식할 자료이자, 현재의 부인사가 고려 최초 대장경의 봉안처임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인사, 대구시 등과 협의해 부인사지의 국가지정 사적 승격 및 석조 수각 보물 지정에 나설 계획"이라며 "국가 지정(승격)을 위한 학술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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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기자 leedh@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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