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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3·8만세 행진로에 무궁화 나무가 가로수로 심겨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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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3·8만세 행진로에 무궁화 나무가 가로수로 심겨져 있다. |
대구 중구 3·8만세 행진로에 무궁화나무가 가로수로 조성돼 눈길을 끈다. 무궁화는 진딧물이 많고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지만, 우리 민족의 상징인 이 거리를 무궁화 가로수로 만들어 의미를 더한다.
대구 도심 한복판인 이곳에 활짝 핀 무궁화꽃이 보는 이들에게 웃음꽃을 선물한다. 푸른 잎사귀 사이로 만개한 무궁화꽃이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이곳은 청라언덕에서 옛 동산파출소까지 대구의 3·1운동인 3·8만세운동 행진이 이어진 길이다. 2015년 대구 중구청에서 도로를 정비하고 지역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가로수로 무궁화 60그루를 심었다. 가로수나 정원수로 벚나무는 많이 심어도 무궁화를 심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 나라꽃인 무궁화를 밀어내고 일본 국화인 벚나무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예산을 들여 벚꽃길을 조성하고 축제를 벌이는 것을 보면 여러 생각이 든다.
김선이(65·대구 수성구) 씨는 "무심코 지나던 길에 예쁘게 핀 무궁화를 보고 찾아왔다. 공원이나 수목원도 아닌데 도심 한복판에서 무궁화 꽃그늘 아래를 걸으니 기분이 좋다. 대구에 살아도 이렇게 많은 무궁화꽃이 핀 길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무궁화는 7월 초부터 10월 초중순까지 꽃을 피우는데, 매일 새 꽃이 핀다. 꽃이 계속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무궁무진한 꽃이어서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의 무궁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꽃말도 일편단심, 끈기, 섬세한 아름다움 등이다. 100일 정도 줄기차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무궁화는 끈기의 식물이다. 잦은 외침에도 의연히 버텨온 우리 조상을 상징한다.
이 거리가 시작이 돼 사람들에게 무궁화가 아름다운 꽃으로 인식되고 무궁화를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선 무궁화 보급과 관리도 절실하다.
정부 공식 지정일은 아니지만 8월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이 날은 2007년부터 대한민국의 나라꽃 무궁화를 기념하기 위해 민간단체 주도로 제정했다. 옆으로 누운 8자가 무한대(∞) 무궁(無窮)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지정됐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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