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세계, 환동해의 확장 : 얼음을 뚫고 북극을 열다'란 주제로 열리는 제12회 환동해 국제 심포지엄에선 포항을 환동해 경제권 허브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발전 방안이 논의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중 패권 경쟁, 대만해협 위기 등으로 지난 3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세계화가 종결되고 군사·경제적 '新냉전 시대'가 개막돼 세계는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 정치적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특히, 러시아-이란-중국-북한과 한·미·일 군사동맹 등 환동해 경제권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동북아 국가 간의 각축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환동해권 중심도시인 포항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대응과 지역 발전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선 북극 항로 개척을 통한 환동해 확장 전략의 필요성과 협력 방안 등을 소개한다. 영남일보는 이와 관련 상·하편으로 나눠 발표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상편에선 제이콥 이스보셋센 북경주재 그린란드 대표부 대표가 발표할 '그린란드와 북극', 동 리민 중국해양대학교 교수가 발표할 '중국과 한국의 북극 협력 : 기회와 도전'을 게재한다.
제이콥 이스보셋센 북경주재 그린란드 대표부 대표 |
그린란드는 면적 210만㎢로 세계 최대 섬이자 12번째로 큰 국가이다. 북극 지역에 위치하며, 육지의 80%가 내륙 얼음으로 덮여 있다. 길이는 약 2천km로 아북극에서 북극까지 다양한 기후를 갖추고 있다. 수도 누크에 약 2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총인구는 5만7천 명이다. 도로와 기차가 없어 이동은 소형 비행기, 헬리콥터, 보트로 이루어진다. 이는 사람과 물품의 운송이 세계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매우 다른 도전임을 의미한다.
덴마크 왕국은 덴마크, 페로 제도, 그린란드 등 3개의 개별 국가로 구성돼 매우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다. 그린란드는 이 왕국의 북극 지역이며 원주민이 사는 유일한 국가이다.
2009년부터 그린란드는 자치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그린란드의 의회와 정부는 어업, 과학 연구, 원자재, 교육, 의료, 인프라, 관광, 문화, 환경 및 기후 등의 분야에서 자체적인 법률과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그린란드는 강력한 공공경제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덴마크의 연간 블록 보조금이나 지원금에 대한 의존도도 높다. 그러나 그린란드 정부는 보다 자립 가능한 경제를 만들고 해당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린란드의 총수출과 수입 약 90%는 어업과 수산물 수출이다. 이 분야는 어느 나라에서나 취약한 산업 기반이다. 그린란드 정부는 지속 가능한 어업·채굴·원자재 개발, 지속 가능한 관광업, 천연자원, 수력, 얼음, 물의 이용 등 보다 다양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린란드 정부의 경제 정책 목표는 보다 자립적인 경제 발전, 덴마크의 블록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 하향이다. 그린란드는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미국 워싱턴 D.C.에 외교 사무소를, EU 브뤼셀과 중국 베이징에 각각 대표부를 두고 있다. 베이징 주재 대표부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에 대한 공식 부수 인정을 받았고, 외교적 영향력과 접근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성과다. 이는 북극 이사회에 대한 동남아시아 옵서버 국가 4개국을 모두 포괄하고 있어 우리의 전략적 존재와 참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린란드 문화와 국민
문화적 정체성은 세계화와 전통의 혼합이다. 도시는 스포츠 시설과 여가 활동을 통해 활기 넘치는 삶을 누리는 반면, 외딴 지역의 생활은 더욱 전통적이며, 대부분의 마을에는 지역 문화사를 알려주는 자체 박물관이 있다. 우리의 첫 번째 공식 언어는 그린란드어이고, 이는 이누이트 어족에 속한다. 두 번째 언어는 덴마크어이고, 세 번째 언어는 영어이다. 그린란드인은 해안의 마을과 정착지에 살고 있다. 60% 이상이 누크(수도), 시시미우트, 일루리사트, 아아시아아트 및 카코르토크 등 5대 도시에 거주한다. 인구 대부분은 그린란드에서 태어났다. 그린란드인의 약 80%는 이누이트이고, 20%는 외국인으로 대부분 덴마크인이다. 따라서 그린란드의 원주민 인구가 대다수이며, 이는 그린란드를 다른 이누이트 국가와 다르게 만들어 준다.
◆한국-그린란드 양국 관계
그린란드 정부의 동북아시아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으로 인해 베이징 대표부는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바퀴를 다시 재발명할 필요는 없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린란드와 일루리사트를 방문한 바 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국과 그린란드 고위급의 그린란드 방문과 한국 방문을 주선하고 북극을 의제로 삼을 때가 아닌가 싶다. 그린란드는 한국으로 고품질의 건강한 수산물과 수산 제품을 더 많이 수출하는 것 외에도 북극에서 냉수성 새우를 잡는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매우 현대적인 천연자원 연구소와 유명한 기후연구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극지연구소 등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시설과 기술을 갖춘 기관이 있어 현대 북극 과학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팀을 이루어 힘을 합쳐 이 분야를 보다 공식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양국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린란드의 학자, 학생, 당국 대표 및 지역 대표를 한국의 기관과 학교와의 연결을 통해 양국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정리=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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