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마을에 있는 700년된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 제 175호 지정되어 있다.
이 나무는 가슴높이둘레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나무이며,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있는 암나무이다.
선조 때 훈련대장이었던 탁순창(卓順昌)이 이곳에 낙향한 다음 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뜻있는 사람들과 행계(杏契)를 조직하여 매년 7월에 이 나무 밑에 모여서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고 한다. 탁씨의 후손들은 아직도 이 나무를 관리하고 있으며, 매년 한 번씩 간단한 제를 드린다고 한다.
1985년 안동 임하댐 건설 계획으로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은행나무가 물속에 잠길 위기에 처하자 관련 기관과 전국 각지의 나무 전문가들이 모여 나무가 자리 잡은 땅을 보강·높이는 방식으로 500여t에 달하는 나무를 15m가량 수직으로 끌어올려 물에 잠기지 않게 했다.
작업은 1990년부터 4년이 소요됐으며, 사업비도 당시 금액으로 25억 원이 투입됐다.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나무 이식 사례로 기네스북에 기록되고, 자연유산을 수많은 논의 끝에 온전하게 지켜낸 자연유산 보존의 상징이 됐다.
지난 5일 용계리 은행나무의 상식(上植) 30주년을 맞아 은행나무 앞에서 기념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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