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이나 저녁을 외식으로 하면 사무실이나 집까지 걷는 것이 습관이 됐다. 건강을 챙기려는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사는 곳이 문경이라는 작은 고장이어서 도시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걸어도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한 거리로 걷기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불볕더위와 폭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나 맹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한겨울을 제외하면 두 다리로 이동한다.
식사나 모임 뒤 걷는 길은 주로 옛 도심 지역의 골목길을 택한다. 차는 다니기 불가능하고 손수레가 겨우 지나갈 너비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다. 도심을 가꾼다고 곳곳에 벽화를 그려놓고 밤길 안전을 위해 보안등이라는 가로등도 밝혀 늦은 시간에도 다니기 어렵지 않다.
특히 좁은 공간의 자투리땅을 이용해 작은 텃밭이라도 깔끔하게 가꿔놓은 걸 보면 주인의 정성이 보여서 정겹다. 한창 탄광이 성할 때 웬만한 집은 셋방을 빌려줄 만큼 사람이 북적였던 과거가 있던 지역이라 골목길에는 그 시절의 풍경이 아직 흐릿하게 남아 있다. 그때는 자취하는 학생도 흔해 골목길로 연탄을 나르고 이삿짐도 옮겼다. 어렵던 시절이었던 만큼 추억은 깊게 새겨져 있다.
골목길을 걷는 재미에는 담 너머로 힐끗 집안을 곁눈질해서 보는 맛도 있다. 잘 가꾼 나무나 꽃이 보란 듯이 손짓하고 혼자 사는 할머니들이 약간 경계의 눈초리를 하면서도 "안녕하세요. 꽃을 예쁘게 키웠네요"라는 인사에 반가워하기도 한다. 사람 사는 정취가 묻어나는 곳이 골목길이다. 하지만 갈수록 골목길의 주민들이 없어진다. 편리한 아파트로 옮기거나 나이 들어 요양원 등으로 떠나는 탓이다. 아릿한 마음이 드는 곳도 골목길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식사나 모임 뒤 걷는 길은 주로 옛 도심 지역의 골목길을 택한다. 차는 다니기 불가능하고 손수레가 겨우 지나갈 너비의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다. 도심을 가꾼다고 곳곳에 벽화를 그려놓고 밤길 안전을 위해 보안등이라는 가로등도 밝혀 늦은 시간에도 다니기 어렵지 않다.
특히 좁은 공간의 자투리땅을 이용해 작은 텃밭이라도 깔끔하게 가꿔놓은 걸 보면 주인의 정성이 보여서 정겹다. 한창 탄광이 성할 때 웬만한 집은 셋방을 빌려줄 만큼 사람이 북적였던 과거가 있던 지역이라 골목길에는 그 시절의 풍경이 아직 흐릿하게 남아 있다. 그때는 자취하는 학생도 흔해 골목길로 연탄을 나르고 이삿짐도 옮겼다. 어렵던 시절이었던 만큼 추억은 깊게 새겨져 있다.
골목길을 걷는 재미에는 담 너머로 힐끗 집안을 곁눈질해서 보는 맛도 있다. 잘 가꾼 나무나 꽃이 보란 듯이 손짓하고 혼자 사는 할머니들이 약간 경계의 눈초리를 하면서도 "안녕하세요. 꽃을 예쁘게 키웠네요"라는 인사에 반가워하기도 한다. 사람 사는 정취가 묻어나는 곳이 골목길이다. 하지만 갈수록 골목길의 주민들이 없어진다. 편리한 아파트로 옮기거나 나이 들어 요양원 등으로 떠나는 탓이다. 아릿한 마음이 드는 곳도 골목길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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