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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구 동구 금호강 아양교 부근에서 발견된 뉴트리아. 〈독자 제공〉 |
지난 1일 오후 5시쯤 곽모(52·대구 동구 신천동)씨는 대구 동구 금호강 아양교 인근 강변을 걷다가 깜짝 놀랐다. 강을 보던 중 한 생명체가 헤엄쳐 가장자리로 오는 것을 본 것이다. 순간 금호강에 수달이 산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수달인가 했다. 하지만 점점 가까이 올수록 수달의 매끈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생명체임을 느끼는 순간 공포감이 몰려 왔다.
옆에서 함께 멈춰서 지켜보던 노부부 중 한 명이 "뉴트리아"라고 하는 말에 깜짝 놀랐다. 신기하면서도 무섭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유해조수라고는 알고 있지만 '신고를 해야 하나' '그럼 어디로 해야 하지' 등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냥 가던 길을 갔다.
창녕 등 경남에는 뉴트리아가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 포함 인근 도시에서도 매년 200~400여마리가 포획되고 있다고 관계기관에서는 밝히고 있다. 2~3개월의 임신기간을 거쳐 5~10마리의 많은 번식을 하다 보니 퇴치가 쉽지 않다.
지난 여름밤 강변을 걷다 물을 가로지르는 생명체를 본 경험은 수달이 아닌 뉴트리아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요즘 북구 동변동에서 동구 야양교에 이르는 금호강에는 멸종위기종인 큰고니가 겨울을 나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동화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고 있다. 또 금호강의 마스코트가 된 수달은 물론 청둥오리, 물닭 등 여러 종류의 조류와 쉬리, 버들붕어, 각시붕어 같은 토종 어류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물이 맑아지고 양질의 수생식물이 있으니 어류도 많아지고, 또 그 어류로 인해 조류들이 모이는 금호강. 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즐기며 후대까지 물려주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중 유해조수 문제 또한 중요한 한 부분이다.
대구지방환경청에서는 야생생물관리협회 대구경북지부와 매년 뉴트리아 소탕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뉴트리아와 같은 유해 종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지자체나 관련기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유해조수 발견 시 시민들의 신고 등 안내가 더 필요해 보인다.
심정일 시민기자 sji99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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