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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시추 투입된 '웨스트 카펠라'호. 연합. |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진행 중인 동해 심해 유전 탐사프로젝트 일명 '대왕고래프로젝트' 1차 탐사 시추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1차 탐사 시추 결과 유의미한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경제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다만 대왕고래 외 다른 6개 유망구조에 대한 탐사는 해외투자를 통해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는 6일 대왕고래 1차 시추 관련 백브리핑을 열고 "대왕고래 시추 과정에서 가스 징후가 잠정적이지만 일부 있었다. 규모가 유의미하지는 않고, 경제성 확보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3일 국정브리핑에서 포항시 영일만 일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140억 배럴은 21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인 남미 광구(110억 배럴)보다 더 많은 자원량이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와 계약한 탐사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지난달 20일 대왕고래 첫 시추 작업에 착수해 암석 시료를 확보했다. 석유공사는 채취한 시료를 전문업체에 넘겨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료를 맡기기 이전 시추공에서 발견된 탄화수소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탄화수소는 원유나 가스의 매장 여부를 판단하는 징후 중 하나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시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탄화수소를 일부 발견했지만 그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다만, 산업부는 이번 탐사 시추를 통해 석유나 가스를 담을 수 있는 대왕고래의 석유 시스템 구조 자체는 양호했다고 보고, 향후 추가 탐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덮개암이나 저류층, 공극률이 사전 예측보다 양호했다"며 '지질학적 관점에서 나머지 6개 유망구조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했다. 이번 시추 결과에 기반해 오차 보정 작업을 다시 하게 되면 탐사 자원량·성공 확률 등에 대한 오차 보정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유망구조에 대한 추가 시추는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 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 측은 "지난해 7월부터 해외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열었다"며 "탄화수소 부존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현재로서는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것을 성공 모멘텀으로 본다"고 했다. 석유공사는 투자 입찰 공고를 늦어도 3월 말에 추진할 예정이다.
탐사 자원량이 최소 6억8천만 배럴에서 최대 51억 7천만 배럴의 석유·가스가 울릉분지에 더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 이른바 '마귀상어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성 검증작업도 진행 중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신뢰성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단계"라며 "현재 지질 관련 국내학회 전문가가 검증하고 있다. 검증 과정 거친 이후 구체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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