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몸이 아프지 않은 '노턴 스윙'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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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19  |  수정 2025-02-19 07:03  |  발행일 2025-02-19 제26면
초호황기를 누렸던 골프계

침체기에 빠진 것이 아니라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중

중도 포기는 대부분 부상 탓

골프닥터 남사부 코칭 도움

[하프타임] 몸이 아프지 않은 노턴 스윙
피재윤 경북본사

얼마 전 한 중앙 언론매체가 골프계의 침체기를 언급하는 듯한 내용을 방송에서 다뤘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호황기를 누렸던 골프가 경제적인 이유로 2030 세대들이 타 종목으로 대거 이동하며 침체기를 맞고 있다는 뉘앙스였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골프를 그만둔 주변 지인 상당수가 각종 부상을 이유로 들었다. 15만 구독자를 보유 중인 유튜버 '골프닥터 남사부(남동수 KPGA 프로)'도 필자와 생각이 같다고 했다. 1998년 당시 21살의 박세리가 US 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박세리의 티샷은 왼쪽으로 휘며 해저드를 향했고 긴 러프에 걸려 가까스로 빠지진 않았지만, 깊은 러프와 심한 경사 탓에, 이후 샷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신발과 양말을 벗는 투지를 불사르며 물속으로 들어가 멋지게 탈출했다. 위기에서 신들린 샷을 선보인 박세리는 끝내 우승까지 차지하며 US 여자오픈 최연소 챔피언이라는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이 장면은 IMF 외환 위기로 실의에 빠져 있던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던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듬해 김대중 대통령이 전국체전이라는 공개행사에서 골프를 더 이상 특권층만의 스포츠가 아닌 중산·서민층 누구에게나 좋은 스포츠로 소개하며 골프 대중화를 선언했다. 이렇게 힘을 얻은 골프는 2019년 코로나 팬데믹 땐 실내 활동의 제한으로 초호황기를 누렸다. 전례 없는 호황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언뜻 침체기에 빠진 착각을 일으켰던 모양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골프는 분명 호황기였다. 실내 활동이 제한되며 실외 활동이 주목받았고, 그런 틈에서 골프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야외 운동으로는 단연 최고로 꼽혔다. 그랬던 골프가 2023년부터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사실 돌아가는 과정을 침체라고 느끼기에 충분할 만큼 골프는 초호황기였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 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 골프를 중도에 그만두거나 포기하는 사람 중엔 분명 경제적인 부담이 이유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몸이 아파서 포기한다. 골프 선수들의 선수 생명도 그다지 길지 않다고 했다. 남사부는 그 이유를 선수들의 스윙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몸이 아픈 가장 큰 이유는 축을 잡고 몸을 비트는 데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몸통을 회전해서 뒤로 빼는 플랫 스윙은 선수들의 조기 은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흉부 상해 빈도가 가장 높은 종목이 골프라고 한다. 하지만 상하운동의 업라이트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지금도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월등한 기량을 선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국민이 다 아는 신지애와 박인비다. 이들은 모두 골프닥터 남사부가 추구하는 업라이트 스윙, 일명 '노턴 스윙'을 구사한다. 이 스윙의 가장 큰 장점은 몸이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강력한 임팩트도 가능하다. 남사부가 말하는 노턴스윙은 과도한 회전 없이도 효율적인 스윙을 할 수 있다면 신체에 부담을 줄이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골프는 몸이 아파 포기하는 사람은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그만두는 사람은 없다. 아주 가끔 골프채를 꺼낼 뿐이지. 골프로 인해 몸이 아픈 사람이 있다면 남사부를 만나봤으면 한다. 그의 이론에다 본인 의지가 더해진다면 분명 처음 투자했던 열정을 다시 찾게 될 것을 확신한다. 경험담이다.
피재윤 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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