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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24년 합계출산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통령실이 26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중단했던 대 언론 브리핑을 재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후 변론에서 '직무 복귀 의사'를 내비친 만큼, 대통령실 참모진들도 이같은 기류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지난해 출산율 반등에 대한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5일 정진석 비서실장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짧게 발표했고, 이후 84일만에 대통령실 언론 브리핑이 열린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대통령실 참모들은 언론 대응을 최소화하고 사실상 대통령 권한대행 보좌에만 주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브리핑이 열리면서 '업무 정상화'에 시동을 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윤 대통령이 직무 복귀 시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세대를 위한 개헌과 정치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대통령실이 진행한 미래세대를 위한 저출생 대응 관련 브리핑이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전날 "잔여 임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여 '87체제'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 전날 진술을 언급하고 "대통령의 개헌 의지가 실현돼 우리 정치가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직원들은 각자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는 헌재의 탄핵소추 기각을 기대하며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최근 이달 초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참모진들에게 옥중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이라고 주문한 뒤 대통령실이 활동 반경을 점차 넓히고 있는 것도 기각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대통령실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집중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도 알려졌다. 때문에 당분간 대통령실은 '정책'을 고리로 한 대외 소통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탄핵 심판과 관련된 것은 헌재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답을 피하면서도"(저출생 대응은) 쉬지 않고 계속해서 추진해 왔다. 브리핑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손을 놓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만이 아니라 복지부든 여러 관련 부처에서 저출생 대응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