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임성수 경제에디터 |
'서민 때린 먹거리 인플레…소득 하위 20% 식비 5년 새 40% 껑충' '식품·외식업계 3월에도 가격 인상 행렬…물가 고점은 아직' '삼삼데이 대형 마트 초특가 삼겹살 완판 행진…오픈런도' '2월 가계대출 약 5조↑·4년來(래) 최대…다주택자대출 제한 가능' '강남 파죽지세에…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역대 최고치 찍었다' '토지허가제 해제 경매도 영향…(서울)송파 헬리오시티 입찰자 역대 최대'.
지난 2일 오후 연합뉴스 홈페이지 경제 카테고리 첫 화면에 노출된 6개 기사 제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3·1절이던 지난 1일에도 윤 대통령 탄핵을 두고 찬반으로 갈린 집회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열리며 서로에 대한 비방과 함께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날 영남일보를 비롯한 전국 주요 언론들이 보도한 '소득 하위 20% 식비 부담 5년 새 40% 증가'라는 제목의 기사와 같은 날 보도된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세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역대 최고치'라는 기사를 보면서 정치만큼이나 경제 양극화도 심각함을 또 한 번 실감했다.
하루 전날엔 10%의 돈을 아끼려고 2주를 기다렸지만 한국조폐공사가 새롭게 운영을 맡아 시작한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 앱이 첫날부터 먹통되면서 모처럼의 가족 외식이 즐겁지 않은 가정도 있었다. 10퍼센트, 누군가에는 적은 금액일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날짜를 정해 가족 외식을 할 정도로 큰 금액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 지 오래지만 이날만큼은 다시금 뇌리를 스쳤다. 언제부터일까. 우리 사회가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 등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로 넘쳐 나는 듯하다.
봉투에 담긴 몇 십만원의 월급으로만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한 보람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 되지 않은 돈이지만 누런 봉투에 담긴 통닭 한 마리를 사 들고 들어가는 그날만큼은 가족들에게 왠지 떳떳한 기분이랄까, 목소리에도 괜히 힘이 들어갔다.
언젠가부터 급여통장으로 월급이 입금되면서 문자메시지 알림이나 통장 잔고 확인을 통해 월급 금액을 알 수 있게 됐다. 봉투에 담긴 월급의 금액 차이는 있었지만 적어도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살아가는 사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인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같다.
20~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다르면 이웃이 곧바로 적이 되는 사회가 된 듯한 느낌이다. '이웃'이란 말을 언젠가부터 듣기 힘들어 졌다는게 아쉽기만 하다.
단어적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한다는 의미인 '이웃'이란 말이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사회, 남보다는 내가 우선인 사회가 돼 가면서 대한민국은 지금도 둘로 나뉘어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판결이 어떻게 나든 우린 '이웃'이자, 같은 하늘 아래 함께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웃을 돌아보고 살피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임성수 경제에디터

임성수
편집국에서 경제‧산업 분야 총괄하는 경제에디터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