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18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한국역사의 저력과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18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한국역사의 저력과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한국은 중국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럽 보통 나라와 비슷한 크기다. 면적은 약간 좁지만, 인구는 약간 더 많다'. 라이샤워의 '동양문화사' 한국 소개 첫 문장입니다. 우리는 한반도가 작다고만 이야기하지만, 세계사적으로 보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저자로 널리 알려진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전 문화재청장)가 지난 18일 대구를 방문했다. 유 교수는 이날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 아카데미' 강연에서 '한국역사의 저력과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주제로 깊이있는 강의를 진행했다.
유 교수는 “우리가 발전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그동안 참 문화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면서 “우리 문화재 정책이 잘못돼 있었다. 피해 의식 때문에 해외에 있는 문화재는 모두 약탈 문화재로 생각하고, 이를 모두 환수하는 것이 애국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유 교수는 세계와 교류하고, 한국 역사의 저력과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세우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재청장 때 문화재 환수를 해야 애국인데, 되레 수출을 하겠다고 하니 아무도 동의를 해주지 않았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문화 질서를 부정하는 매우 폐쇄적인 태도"라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건들바위 인근 골동품점에 가면 가야시대 토기를 30만원에 판다. 그런데, 우린 100년 이상 된 유물은 해외 반출이 안된다. 영국사람이 가야 토기를 구매한다고 '영국 토기'가 되진 않는다. 그만큼 영국사람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다는 의미지 않겠나. 세계사적 시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홍준 교수는 서울대 미학과 졸업 이후 홍익대 미술사학 석사, 성균관대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 교수 재임 시절 영남대박물관장을 지냈으며,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장, 문화재청장 등을 역임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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