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메일] 도전과 열정의 역사 그리고 대구 마라톤의 미래](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3/news-p.v1.20250326.d95b1b373c5749c6a624582133b5bdee_P2.jpg)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마라톤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표적인 스포츠로, 그 역사는 고대 그리스의 마라톤 전투에서 유래했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 군이 페르시아 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 전령이 약 42km를 달려 아테네에 소식을 전한 것이 마라톤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유래에 따라 근대 올림픽에서는 마라톤이 주요 종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발전해 왔다.
1896년 아테네에서 열린 첫 근대 올림픽에서 마라톤이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대회가 개최되었다. 보스턴 마라톤, 뉴욕 마라톤, 런던 마라톤 등은 6대 메이저 대회로 자리 잡으며 스포츠와 지역 문화를 잇는 중요한 대회로 성장했다.
한국 마라톤의 역사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손기정 선수의 우승은 단순한 스포츠 승리를 넘어 민족의 독립 의지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이후 남승룡, 서윤복, 함기용 선수 등이 한국 마라톤의 기반을 다졌으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마라톤의 위상을 더욱 드높였다. 이봉주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하고, 2001년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하며 한국 마라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최근 한국 마라톤은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이 다소 감소했지만,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 마라톤이 국제 대회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구스타디움을 비롯한 대구도심 일원에서 열린 대구마라톤은 지난해까지 4월에 개최하였으나 올해부터 최적의 기후 조건에서 최고의 기록 경신을 위해 2월 개최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14개국 160여명의 선수와 동호인, 시민 등 국내 최대 규모인 4만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대성황을 이루었고, 전통 메이저급 마라톤 대회에 성큼 다가선 고무적인 대회였다.
대구 마라톤은 2001년 3㎞ 마스터즈 대회로 시작, 2009년 대구국제마라톤으로 승격되면서 당시 경찰청 소속 지영준 선수가 2시간 8분 30초로 우승하면서 대구를 또 한 번 세계에 알렸고 한국 마라톤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도심 중심의 루프코스를 도입하는 등 발전을 거듭하며 10년 연속 세계육상연맹(WA) 인증 라벨 대회로 성장했다. 특히 2021년 코로나19 펜데믹 때는 4월 한 달 간 비대면(언택트 레이스) 대회를 진행하여 많은 러너들의 호응을 얻었다.
2023년에는 골드라벨을 획득하며 아시아 대표 마라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24년에는 보스턴 마라톤을 뛰어넘는 우승 상금 16만 달러를 내걸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유치했다.
이제 대구마라톤이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국제대회에 걸맞는 종목수의 조정 △선수기록 향상을 위한 마라톤 코스의 지속적 관리 및 코스 보완 △유명 스포츠브랜드와 함께하는 마라톤 박람회 개최 △대회 메인 스폰서 확보 △친환경 대회로의 전환 △시민 참여 확대 및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 등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대구마라톤은 세계 6대 메이저 대회로의 도약도 가능할 것이다.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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