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 소속 치누크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경북도 제공
역대 최악의 산불을 겪은 경북에 담수량 9천ℓ 이상의 초대형 진화헬기가 도입된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2025년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사업에 '경북 초대형 산불진화헬기 보강안'이 포함됐다. 앞서 산림청이 정부에 요구한 사업비 1천100억원이 원안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정부 추경안은 국회 상임위 심사를 시작으로 다음주 예결위 심사가 이뤄진다. 앞서 산림청과 경북도는 추경 예산이 확보되면 초대형 헬기 두 대를 경북에 배치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경북도는 우선 'CH-47F 치누크' 헬기 한 대를 구매해 내년 울진산림환경관리소에 실전 배치, 운용할 예정이다. 매매가는 대당 550억원가량으로, 군용이 아닌 소방용 치누크를 수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치누크 헬기는 미국 보잉사가 만든 기종으로 담수량이 9천640ℓ(2ℓ들이 생수 4천820개)에 이른다. 30~40초 만에 9천ℓ의 물을 투하해 3㏊ 이상 진화가 가능해 산불 초기 대응에 유효하다. 대형 프로펠러 2개를 앞뒤로 장착해 비행 평형 유지와 안정성이 뛰어나 산불 진화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북도는 나머지 예산을 활용해 2028년까지 초대형 헬기를 한 대 더 도입한다. 기종은 유동적이다.
경북산불 이후 대형 헬기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산불이 연중·대형화하는 추세임에도 국내 소방헬기 대다수가 담수량이 적어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 경북에 배치된 가용 헬기 29대(임차 13, 산림청 7, 군 7, 소방 2) 중 19대가 담수량 3천ℓ 미만이다. 1천ℓ 미만 헬기도 7대나 된다. 산림청의 사정도 비슷하다. 진화헬기 50대 중 담수량 8천ℓ 이상 대형(S-64)은 7대뿐이다.
한편 경북도는 야간산불 진화용 드론 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무인드론을 활용해 인명 피해는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산불 방지는 물론 진화 작업도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진에 구축된 산불감지시스템 '산림 드론스테이션'을 경북 22개 시·군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며 “드론은 산불 감지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해 앞으로 산불 대응 시 비중이 점차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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