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소액 절도 범죄’ 끊이지 않아…5년새 1만원 이하 절도 2.4배 증가

  • 구경모
  • |
  • 입력 2025-05-05 18:38  |  발행일 2025-05-05
대구 1만 원 이하 절도 발생 건수 2.4배 가량 증가
전문가들 “소액 강·절도가 급증은 경제난과 양극화가 원인”

대구지역 ‘소액 절도 범죄’ 끊이지 않아…5년새 1만원 이하 절도 2.4배 증가

최근 5년간 대구지역 절도 피해금액 현황. 대구경찰청 제공

#1. 지난달 24일 70대 여성 A씨는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북구의 한 식료품점에서 직원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고기 등 식자재 제품을 훔쳐 달아나서다. A씨가 훔친 물품은 고작 3만원어치. 고령인데다 먹고 살 걱정이 커지자, 생계형 절도에 손을 뻗친 것. 경찰은 경미한 범죄 사건으로 판단해 즉결심판으로 사건을 종료했다.

#2. 지난 1월31일 대구 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전자담배 5개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범인은 B양 등 10대 3명이다. 미성년 절도범들이었다. 이들은 전자담배 5개를 몰래 주머니 속에 넣은 뒤 도망쳐 근처 PC방으로 숨어 들어갔지만 경찰 수사망을 벗어나진 못했다.

대구지역 소액절도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만성적 경기침체, 무인점포 증가 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경찰청에 확인결과, 최근 5년(2019년~2023년)새 1만원 이하 절도 사건 발생 건수는 2019년 458건에서 2023년 1천107건으로 5년 새 2.4배 늘었다. 10만원 이하 절도 사건 발생 건수는 2019년 1천799건에서 2023년 2천969건으로 같은 기간 1.6배 증가했다. 특히 소액절도가 경미한 생활 범죄로 간주되는 탓에 생계형 '바늘 도둑'부터 청소년의 비행·탈선 행위까지 범죄 형태도 각양각색이다.

소액절도는 코로나19 기간 주춤하다, 엔데믹으로 접어든 2022년~2023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터널은 벗어났지만, 경제 위기 등 사회적으로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시기가 지속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소액절도 범죄 증가는 무인점포 증가와도 궤를 같이 한다. 24시간 소규모로 운영되며, 관리가 비교적 허술한 무인점포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소액 절도도 늘어난 경향을 보인 것. 2023년 기준 전국 무인점포 수는 6천300여개소. 최근 4년간 18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해 기준(3월) 대구지역 무인점포 수는 299곳으로 조사(소방청)됐다.

대구 경찰 측은“소액절도 범죄자 대다수는 생계가 궁핍한 사람들이다. 범죄 유혹을 쉽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무인 점포가 생겨난 이후 소액절도 신고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형사정책연구원 측은 “소액절도 범죄를 예방하려면 CCTV 활성화 등 범죄 예방활동에 고삐를 바짝 죄는 게 최선이다. 양극화 해소 등 사회정책적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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