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인물 > 미국 시사만화가 래넌 루리

  • 입력 1997-04-12 00:00

미국의 유태계 정치 시사만화가 래넌 루리(65)가 전력(前歷)시비에 휘말
려 화제다. 1백2개국 1천92개 신문.잡지에 만화를 게재, 하루 독자수만해
도 2억여명에 달한다는 그가 최근 이집트의 관영지로 유명한 알 아람지와
만평을 싣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 화근이었다.

알 아람지는 지난 2주동안 1면에 사고(社告)를 싣고 루리와의 계약을 대
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으나, 이집트기자연맹은 그가 과거 '아랍인의 피'
를 손에 묻힌 인물이라면서 그의 이집트 진출에 반대하고 나섰던 것.

즉, 이집트기자연맹은 루리가 지난 67년 '6일전쟁' 등에 이스라엘 군
인으로 참전했고, 시사만화가로 아랍권을 모질게 비난해온 과거를 문제삼
아 알 아람지가 그와의 계약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루리는 이에대해 "6일전쟁때는 예비역 장교로 후방에 있는 등 이집트 전
선에 나선 적이 없다"며 이집트기자연맹측의 주장을 부인한 뒤 "유태인이
라고 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1932년 이집트에서 출생, 이스라엘의 헤르스리아 대학과 예루살렘 미술
대학을 졸업한 뒤 이스라엘의 한 일간지 통신원으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국제무대에 데뷔하게 된 것은 지난 68년 미국 라이프지의 전속 정치만화
가 겸 표지화가로 초빙되면서부터. 이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국제
판(73~76년) , 서독의 디 벨트(81년), 일본 아사히 신문(83년), 미국 유에
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84~86년) 등 세계 유수 언론사를 두루 거치며 정
치 시사만화가로 명성을 떨쳤다.

현재는 뉴욕의 카툰뉴스 인터내셔널지와 뉴욕타임스지의 세계지도자 인
터뷰기자로 일하면서, 94년부터 시사주간지 타임지에 '루리의 세계' 란
제목으로 주간만화 사설을 연재중이다.
<오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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