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부부 갈등…골병든 노인 요양병원

  • 입력 2005-10-12 19:37  |  수정 2005-10-12 19:37  |  발행일 2005-10-12 제13면
경주 산내 '좋은 상록병원', 직원임금 체불·일방 해고
공금 횡령 의혹까지 일어
이사장 부부 갈등…골병든 노인 요양병원
최근 병원 경영권 다툼으로 말썽을 빚고 있는 경주시 산내면 '좋은 상록병원' 전경.

[경주]"직원들의 월급만이라도 제 때 줘야죠." "사전 통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하면 우린 어디로 갑니까."

경주시 산내면 일부리 노인전문 요양병원'좋은 상록병원'이 경영권을 둘러싸고 병원 이사장 이모씨(67)와 부인 이 모씨(62)가 갈등을 빚으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이 병원은 또 개원 후 수개월간 직원들의 임금 1억8천여만원을 체불, 말썽을 빚고 있다. 이 병원이 직원 30여명에 대한 임금 체불로 노동부 포항지방사무소에 고발당한 것은 지난 5일. 직원 최모씨(62)는 "병원측이 벌써 2∼3개월간 임금을 미뤄오고 있다"며 "일반직원 외 의료진도 3개월간 급료를 받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이 병원은 최근 또다시 5∼6명의 직원을 사전 통보도 없이 갑자기 해고해 이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부원장 이모씨(59)는 "병원측이 통보도 없이 지난 7일부터 직원들에 대한 강제 해고에 나섰다"며 "처음부터 병원운영이 파행을 겪는 것은 이사장 이모씨와 부인간 재산 갈등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 따르면 정신과를 중심으로 내과, 신경과, 병리과 등을 주요 진료과목으로, 25실 규모의 정신과용 입원실을 갖추고 지난 3월 개원했다. 하지만 이같은 파행운영은 애초 병원 건축 당시부터 싹 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이사회는 처음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건축에 나서기로 했으나, 이같은 계획이 무산돼 시공사로부터 수차례 빚 독촉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한 시공사 대표는 "정부 지원으로 건축되는 병원으로 알고 공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개원후 이 병원에는 50여명의 환자가 몰려 이 지역 전문의료기관으로서 조금씩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공사대금 연기와 함께 부인 이씨와 병원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시작되면서 이사장 이씨의 편법 경영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이사장과 부인이 차례로 병원 공금을 빼돌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새롭게 일고 있다.

최근 이사회 결의로 이사장에 새로 선임됐다는 변모씨(47·울산시)가 부산의 한 공인회계사에 의뢰해 감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 병원이 그동안 적법한 서류절차 없이 지출된 금액만도 4억∼5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따라 지난 8월 이 병원에 대한 지도감독에 나섰고, 당시 경주 H호텔에서 부인 이씨가 복지부의 한 간부를 상대로 이를 무마하기 위한 향응을 베풀었다는 주장도 불거졌다. 부원장 이씨는 7일 "부인 이씨가 이 호텔에서 접대비로 공금 186만원을 카드로 결제했다고 최근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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